현대차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과 대의원 선거:
울산 1공장에서 “불법파견 철폐” 주장한 후보 3인 당선
〈노동자 연대〉 구독
현대차 사측은 비정규(울산·전주·아산)3지회와 금속노조의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특별교섭 요구를 ‘교섭 대상이 아니’라며 거부했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현대차 부사장 강호돈은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경쟁력을 잃게 되며 오히려 고용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7조 원 이상의 사내유보금이 있고 한 해 순이익의 십분의 일만 투자하면 불법파견 정규직화가 가능한 데 말이다.
사측의 탄압도 여전하다. 아산공장 비정규직 지회의 집회를 가로막는가 하면 성희롱 당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를 해고하고 문제가 확산되자 관련 협력업체를 폐쇄해 버렸다. 심지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비정규직 지회 간부들을 고소했다. 협력업체들이 조합비 공제를 거부한 것도 원청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탄압에 맞서 비정규3지회는 주1회 집중 집회와 출근 홍보전, 교육, 단합대회 등을 통해 조직력을 강화하고 있다. 울산은 두 차례 집중 집회를 했는데 1천명 이상(60퍼센트)이 참가했다. 비정규3지회 간부들은 10월 30일 전국비정규직노동자대회에 전체 조합원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조직할 것을 결의했다. 그렇게 되면 최초의 집단적 특근 거부가 될 것이다.
금속노조와 비정규3지회 간부들은 사측이 계속 교섭에 불응하면 집단 소송과 함께 12월초에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은 “현대차는 라인을 잡아야 협상에 나올 것이다” 하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규직의 연대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정규직 대의원선거에서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 쟁취”를 내걸고 당선된 울산1공장 활동가 3인(박성락,김철환,신재규)은 매우 돋보인다.
3인을 비롯한 울산1공장 정규직 활동가들은 신차 투입에 따른 비정규직 우선해고 위협에 맞선 투쟁에서 연대의 모범을 보여 승리했다. 해고를 막아냈을 뿐만 아니라 “노동강도 강화 없는 총고용 보장”을 관철시켜 10명의 인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3인은 비정규직 문제를 내세우면 낙선한다는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 쟁취”를 내걸고 실천했다.
신재규 대의원은 선거운동 기간에 “같이 일하는 형제인 비정규직 동지들이 자발적으로 노조에 가입하고 투쟁하는 상황에서 승리하기 위해 연대하자”고 호소했다. “젊은 조합원들이 공감해줬다”고 한다. 3인이 모두 1차에서 당선됐다는 것은 활동가들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현장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박성락 대의원은 “정규직 활동가들이 나서야 한다. 내 문제 아니라고 놔버리면 맘은 편할지 모르지만 놓는 순간 희생을 강요당하고 차별이라는 맘의 상처를 입을 것이다” 하고 말했다.
박성락 대의원은 특히 이경훈 지도부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가 회사의 불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회사는 나중에 정규직에게도 불법을 저지를 것이다.”
“지부(정규직 노조)가 적극 나선다면 대공장 이기주의 공격도 약화시킬 수 있고 많은 비정규직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인터뷰 한 3인을 포함한 많은 활동가들은 하나 같이 정규직 노조와 조합원들의 연대 없이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이 승리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1사1조직
이경훈 지도부는 정규직 대의원선거가 끝난 만큼 이제부터 비정규직과 연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부장 선거 때 약속한대로 정규직·비정규직 노조를 하나로 통합하는 1사1조직을 추진해야 한다. 1사1조직이 성사되면 더 많은 비정규직이 노조로 가입해서 단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새로 당선된 9명의 사업부대표 중 민주파가 5명이고 2백55명 대의원 중 민주파 대의원이 절반 정도다. 이 정도면 1사1조직을 추진해 볼만한 상황이다.
현장조직과 활동가들은 대의원대회 때 까지 남은 한 달 동안 정규직 조합원과 대의원들을 설득해야 한다. 울산1공장 대의원 엄길정 동지의 주장처럼 “지금부터 선전하고 교육해서 대의원들이 조합원들 핑계대면서 1사1조직에 반대할 수 없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