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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서울 정상회의의 암울한 전망

G20 서울 정상회의(이하 G20 회의)에 집권 후반기의 운명을 걸다시피 한 이명박 정부는 G20 회의의 효과를 장밋빛으로 부풀리려고 혈안이 돼 있다.

G20 회의의 직간접적인 경제 파급효과가 21조 원에서 24조 원에 이를 거라는 근거없는 추정을 남발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G20 의전 차량인 현대차를 본 각국 소비자들의 현대차 주문량이 쇄도하면서 수출이 대폭 증가할 거라는 황당한 추정이 포함돼 있다.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때에도 정부는 1조 원의 경제 효과가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3천억 원에 이르는 개최 비용과 경호 비용만 낭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명박 정부는 G20 회의에서 모종의 성과를 남기고 한국 정부의 주도력이 발휘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게 될 가망성은 거의 없다.

모종의 사이좋은 합의안들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 10월 초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는 ‘환율 전쟁’이 벌어졌다. 영국, 유럽과 IMF는 미국 편에 가세했고, 브라질·러시아·인도 등은 중국 쪽에 힘을 실었다. 갈등이 심각해서 연차총회는 환율에 관한 그 어떤 표현도 성명서에 넣지 못했다.

고래 싸움

국회입법예산처도 11일 공식 보고서를 통해 미중 환율 전쟁 때문에 “서울 G20,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회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종현 입법조사관은 “특정 국가[중국]의 환율 문제가 서울 정상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다뤄질 경우 [다른] 주요 의제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국가들 간 갈등 때문에 “G20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세계경제 발전을 이끌어 내려는 우리의 기대는 무너질 수 있다”고 솔직하게 시인했다.

경제 위기의 부담을 서로 떠넘기려는 국가들 간 각축이 계속되면 G20이 개혁적인 체하면서 부각했던 쟁점들까지 사실상 폐기될 수 있다. ‘중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IMF 지분 조정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미국의 협박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마디로 G20 서울 정상회에서 국제 공조가 잘 이뤄질 거라는 이명박 정부의 기대는 몽상으로 끝날 수가 있다.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부각하려고 안달인 한국 정부는 글로벌금융안전망과 빈곤 개발 의제를 부각하려 한다.

그러나 이명박이 주창하는 글로벌금융안전망은 IMF의 대출 한도를 풀고 IMF가 먼저 구제금융을 제안하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IMF가 구제금융을 제공한 뒤 망가질 대로 망가진 동유럽 경제가 맞닥뜨린 비극을 더욱 확대하자는 것이다.

빈곤 개발 의제는 개도국 수탈 방식을 더욱 개발하고 다변화하자는 것일 뿐이다. 예컨대, 개도국 빈곤 타파 계획에는 최근 국내에서 혈세 낭비와 통행세 고공 행진으로 맥퀄리 같은 투기자본의 배만 불린다는 비난을 받는 민자고속도로가 대표적 사례인 민자유치 방식의 민영화가 포함돼 있다.

이명박 정부가 삼중의 방호벽과 2킬로미터의 ‘명박 산성’, 각종 첨단 무기들로 무장한 경찰 병력의 보호를 받으면서 이루게 될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개최일이 가까워질수록 G20 회의의 전망은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

 * 이 글은 개인 자격으로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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