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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2〉 ? 감동과 희망만 느낄 수 없는 이유

요즘 〈슈퍼스타K2〉가 인기다. 케이블TV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시청률 15퍼센트를 넘나들 정도다.

〈슈퍼스타K2〉가 인기를 끄는 건 참가자들의 출중한 실력뿐 아니라 감동과 희망도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환경, 비운의 어린 시절 같은 참가자들의 배경은 〈슈퍼스타K2〉를 보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은 자신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큰 성공을 거두는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좀더 멀찍이 떨어져 보면 다른 것도 볼 수 있다.

〈슈퍼스타K2〉에서 예술은 성공의 도구이자 경쟁의 도구다. 이는 예술이 상품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2〉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정확히 그런 점을 반영한다. 그들은 각자 다른 기준으로 심사하는 듯 보이면서도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상품성. 가창력을 더 보냐, 춤을 더 보냐, 외모를 더 보냐, 무대 매너를 더 보냐 등 겉보기에는 다양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듯하지만, 핵심은 상품성이다.

그래서 참가자들이 회가 거듭하면서 점점 기교가 늘고 외모가 살고 무대 매너가 나아지는 것이 좋아 보이면서도, 대중음악의 정형화를 보여 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보다는 좀더 초기에 꾸미지 않은 자기만의 색깔대로 참가자들이 음악을 선보였던 모습이 더 신선했다.

물론 참가자들 중 다수는 진정 음악을 사랑하는 청년들일 것이다. 결코 〈슈퍼스타K2〉의 경쟁이 좋아서 참가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만약 참가자들이 〈슈퍼스타K2〉에 나오지 않아도 음악만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다면 〈슈퍼스타K2〉에 참가했을까?

부자 부모 덕을 보지 않는 한 예술을 위한 예술가의 삶이란 자본주의에서 달콤한 꿈에 불과하다. 예술가를 꿈꾸는 청년들은 언젠가 성공해서 그런 삶을 살리라 꿈꾸지만 대형 기획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자기만의 예술을 널리 알리기란 쉽지 않다. 예술이 상품화된 시장 속에서는 자본주의의 경쟁이 똑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술가 자신은 시장의 압력(유행)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많은 예술가가 자신의 예술 행위 자체를 통제할 수 없다. 인간의 자아실현 행위인 예술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예술의 소외가 차지한다.

또한 예선에만 1백60만 명이 신청했다는 사실은 〈슈퍼스타K2〉를 단지 예술의 잣대로만 볼 수 없게 한다. 아마 신청자의 압도 다수는 이 사회의 무산자,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노동계급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화려하고 고상해 보이는, 무엇보다 즐기면서 일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가수가 고단한 노동자의 삶보다는 백 배 나아 보였을 것이다.

더구나 청년실업이 만연한데다 그나마 취업하는 일자리도 비정규직이 대부분인 현실이 그들로 하여금 어떻게든 자신의 조그만 능력이라도 최대한 이용하도록 부추겼을 것이다.

그야말로 예술적 능력이 새로운 노동력의 척도로 등장하는 순간이다.

〈슈퍼스타K2〉를 보면서, 감동과 희망을 느끼지만 동시에 그 느낌은 자본주의적이라는 것, 그리고 노동 — 창조적 노동인 예술을 포함해 — 의 해방만이 인간의 창조성을 해방할 것이란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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