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30퍼센트의 임금 삭감에 맞서 파업을 벌이다 해고된 동양레미콘 노동자들이 11개월 만에 승리를 거뒀다.
사측은 건설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결국 노동자들에게 양보했다.
전국의 50개 동양메이저 레미콘의 우선 용차계약을 합의서로 받아냈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원직으로 복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끝까지 싸운 20명의 동지들은 다른 노동자들을 노조로 조직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동안 조합원들 사이에선 ‘레미콘 투쟁은 이기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동양레미콘 동지들은 대자본인 동양자본을 이겼다. 이번에 사측과 합의서를 체결한 주체는 건설노조인데, 대자본이 건설노조를 인정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동양 자본의 악랄함은 최근 동양레미콘의 다른 공장에서 노조 간부가 비조합원의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에서도 드러났다. 사측이 조합원·비조합원 사이를 이간질하고 갈등을 부추겨 온 것이 이번 비극의 원인이었다.
노동자들은 집회와 타워크레인 점거 등을 하며 끈질기게 싸웠다. 특히 수도권에 있는 다른 업종의 건설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 건설현장에 들어오는 동양레미콘 물량의 70~80퍼센트를 못 들어오게 막으면서 타격을 줬다.
11개월 동안 투지를 갖고 싸움을 지속한 동양레미콘 동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