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프랑스의 모범을 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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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급투쟁한다”
요즘 프랑스에서 사르코지 정부에 맞서 거리에 나온 노동자와 청년 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구호다. 그리고 이 “계급투쟁”은 점점 더 달아오르고 있다.
프랑스 내 정유공장이 모두 파업 노동자들에 의해 봉쇄됐고 핵 발전소도 가동이 중단됐다. 철도·항만·공항·도로 등이 모두 파업으로 마비됐다. 거의 매주 수백만 명이 참가하는 파업과 시위,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파업은 프랑스를 움직여 온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증명했다.
파업은 현재 프랑스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 무엇보다 청년 학생들이 노동자들을 지지하며 동맹 휴업에 나서고 있다. 이것은 ‘연금 개혁을 안 하면 미래 세대에게 부담이 간다’는 식의 사르코지의 이간질 시도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지금 프랑스에서는 교사 노동자와 학생 들이 함께 학교 앞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
로마(‘집시’)를 마녀사냥해 경제 위기의 속죄양 삼으려던 사르코지의 시도도 역풍을 일으키며 실패했다. 반(反)사르코지 투쟁 속에서 인종적 단결이 이뤄지고 있다.
민영화된 프랑스텔레콤에서 지난 3년간 무려 45명이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것을 본 프랑스 노동자들은 사르코지의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벌자”는 제안을 결사 반대하고 있다.
프랑스 최대 재벌인 로레알과 사르코지의 더러운 유착 관계가 폭로된 베탕쿠르 게이트를 보면서 노동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제는 너희의 금고를 털 차례다. 돈은 베탕쿠르의 금고에, 부자들의 금고에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노조 지도부의 통제 속에 투쟁을 마무리하거나, 2년 후의 대선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사르코지를 무릎 꿇게 할 더 강력한 파업이 필요하다. 이미 정유·발전 노동자 들이 무기한 파업을 시작했다. 여론조사에서도 61퍼센트가 무기한 파업을 지지했다. ‘68의 부활’은 실현돼야 한다.
국제적
68 반란의 특징 하나는 그것이 국제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선 투쟁도 국제적이다. 프랑스뿐 아니라 그리스·스페인·이탈리아에서도 노동자들이 파업과 시위에 나서고 있다.
우리는 한국에서도 이런 투쟁의 불길이 일어나도록 애써야 한다. 그리고 그 좋은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G20 정상회의가 그것이다.
G20 회의는 탐욕스러운 지배자들의 요란한 말잔치다. 이미 그 말잔치는 시작됐는데, 환율전쟁을 가까스로 봉합해 놓고 “파격적 합의”니 “극적 성과”니 떠들고 있다.
그러나 G20의 진정한 본질은 경제 위기의 고통을 부자와 기업주 들이 아니라 노동자와 민중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G20 정상회의가 잘 안 되면 우리가 손해”라는 이명박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고통전가를 위한 G20 회의가 잘 되면 그것이 바로 우리 노동자·민중에게 손해다.
G20 지배자들은 모두 자국에서 경제 위기 고통전가를 추진하고 있는 자들이다. 이들은 환경 파괴로 지구를 재앙으로 몰고가고 있는 주역들이기도 하다. 미국·영국·독일·한국 정부 등은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파병해 아프가니스탄인들을 학살하고 있다.
이들이 3중의 방호벽과 2킬로미터의 ‘명박산성’, 각종 살상무기로 무장한 경찰병력의 호위를 받으며 논의할 내용이 무엇일지는 뻔하다.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반대하고 저지해야 한다는 것도 명백하다. 이 때문에 G20을 반대하기보다는 이용해야 한다거나, G20 저지에 별로 힘을 기울이지 않으려는 NGO나 일부 좌파들의 태도는 옳지 않다.
이명박 정부가 사활을 거는 G20을 저지하기 위해 우리 운동의 힘을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 노동자와 학생 활동가들은 작업장과 대학과 거리에서 G20에 반대하는 선동을 해야 한다.
11월 7일 노동자대회와 11월 11일 G20 규탄 민중행동의 날의 성공적 건설은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항의하는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보내는 최고의 연대가 될 것이며, 이 나라에서도 프랑스에서와 같은 거대한 계급투쟁을 건설하기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