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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북한에서 아래로부터 변화는 어떻게 가능한가?

북한에서의 진정한 변화는 외국 군대나 북한 정권의 ‘개혁 개방’이 아닌 오직 아래로부터 변화로만 성취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바로 북한에서 ‘아래로부터 변화’가 가능할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다.

언뜻 보면 북한에서는 어떠한 대중투쟁도 불가능해 보인다. ‘자유북한방송’에 따르면 대략 주민 10명 당 1명 꼴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비밀 요원이 있다고 한다. 또, 요덕 수용소 등에는 수많은 ‘정치범’이 수용돼 있다. 게다가 북한은 소위 ‘동구권’의 붕괴에도 여전히 건재하지 않은가.

하지만 만일 북한에서 어떠한 대중투쟁 가능성도 없다면 대체 왜 10명 당 1명 씩 보위부 요원이 있고, 노동교화소 등 강제 수용소가 필요하겠는가? 북한에는 남한에서처럼 가시적인 대중투쟁은 없지만 소극적인 저항(탈북이나 태업 등)은 나타나고 있으며 대중투쟁의 잠재력도 있다.

하지만 잠재력이 있다는 것과 대중투쟁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은 다르다. 예를 들어 노동자들은 대부분 회사를 짜증나는 곳으로 생각하고 관리자들을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노동자들이 항상 파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즉, 불만은 대중투쟁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그렇다면 불만이라는 불꽃을 계급투쟁의 들판에 불붙이는 바람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신감이다.

과연 무엇이 북한 노동계급에게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바로 중국의 노동자 투쟁이다. 북한과 억압의 정도가 대동소이했던 루마니아에서 노동자들은 인근 동유럽 국가들의 노동자 투쟁으로 스탈린주의 정권이 붕괴한 것에 자신감을 얻어 차우세스쿠 정권을 타도했다. 따라서 중국의 노동자 투쟁과 저항적인 분위기가 북한으로 유입된다면 북한 노동계급은 충분히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 노동자들이 전투적으로 변하고 수많은 저항을 하는 것을 보면, 중국 노동계급의 자신감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성이 계속 커지고 있으므로 북한 노동계급이 중국 노동계급에게 자신감을 이전받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게다가 북한의 경제가 파탄지경이기 때문에 북한 관료들이 향후 경제발전 정책을 놓고 군사비 투자를 결코 줄일 수 없다는 보수파와 군사비 투자를 줄이고 노동계급 생활 수준을 올리자는 개혁파 관료들로 분열해 갈등할 수 있다.

즉, 경제·정치적 위기로 인해 지배 관료들 사이에 생긴 분열과 갈등을 뚫고, 중국 노동계급의 자신감을 이전받은 북한 노동계급의 불만이 솟아오르면 북한에서의 ‘아래로부터 변화’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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