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항의에 소극적인 한대련 지도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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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 지도부는 G20 정상회의에 맞선 투쟁에 여전히 소극적이다.
한대련은 8월 말에 발표한 올해 하반기 계획에서 G20 항의 투쟁 계획을 강조하지 않았다. 그리고 G20 서울 정상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각 대학에서 G20의 실체를 폭로하고 항의 움직임을 조직하는 데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급진적인 학생들이 G20 항의 투쟁에 대거 참가한다면, 전체 운동에 큰 자극을 줄 것이다. 특히,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감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중요한 일정인 11일 항의 시위가 평일 낮에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 규율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학생들이 많이 참가하는 게 항의 행동의 규모를 키우는 데서도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학생운동에서 규모가 가장 큰 조직인 한대련이 전 세계의 지배자들이 모이는 G20 정상회의에 맞서 항의 운동을 건설하는 데 소홀한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G20은 경제 위기의 고통을 세계 민중에게 전가하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제국주의 전쟁을 지지하는 동맹들의 회의체이기도 하다. 미국을 비롯한 G20 참가국들은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참가해 왔으며, G20 정상회의는 ‘테러와의 전쟁’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해 왔다.
또한 “테러 방지”와 “테러 자금 조달 및 건전성 기준에 대한 조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란과 북한을 압박한 바도 있다.
따라서 한대련이 제국주의 세계 질서에 저항하는 반(反)제국주의 노선을 지지한다면, 당연히 G20 정상회의에 맞선 항의 운동 건설에 진지하게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중국과 미국이 환율 등 문제로 갈등을 빚는데, 한대련 지도부는 이것이 “초강대국 G-2 탄생을 공식화하는 것”으로 평가하며 중국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듯하다. 그래서 중국이 포함된 G20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중국은 티벳 등에서 억압을 자행하는 또 다른 제국주의 국가다. 또한, 반제국주의를 ‘반미’로만 한정하는 것은 협소한 시각이다.
한대련 지도부가 하반기에 열의를 보인 등록금 투쟁과 청년 실업 문제 해결 등은 모두 이명박이 G20 정상회의를 통해 고통전가를 가속화하려는 의도와 충돌한다. 따라서 한대련이 주력하는 운동들을 G20 항의 운동과 결합시킬 필요가 있다.
지금이라도 한대련 활동가들이 적극적으로 G20 항의 운동 건설에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