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6일 〈레프트21〉이 주최한 ‘북한의 3대 권력 세습, 이것이 사회주의인가’ 공개토론회에 자주계열 동지들이 다수인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새내기 후배와 참여했습니다.
그는 김하영 다함께 운영위원이 발제할 때 언급한 통계자료들의 출처가 통일연구원 같은 곳인데 객관적인 자료인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또 그는 북한에 대해 좀 조악하게 알고 판단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북한도 1980년대 광주처럼 고립돼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군사비를 많이 지출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저는 북한을 광주와 비유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에서는 시민들이 자주적으로 총을 들기로 결정해서 무장을 한 것이지만 북한은 관료들이 인민들을 굶겨가면서 국방비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 북한 인민들의 민주적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경제 봉쇄도 당하고 국제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서 국방비율을 대단히 높이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북한 지배층들의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진보를 바라는 우리가 왜 북한 관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나요? 북한의 평범한 인민들은 그 체제를 유지하는데 결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남한의 좌파들이 북한의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에 대해 침묵해 왔던 것이 진보진영의 큰 약점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남한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우익들이 북한 인권과 민주주의 비판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