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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인간사냥이 죽음을 낳고 있다

최근 베트남 이주노동자가 법무부 출입국의 단속 과정에서 사망했다. 그는 갑자기 공장에 들이닥친 단속반을 보고 도망치려고 2층 창문에서 뛰어내렸는데 중상을 입었고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다 결국 6일 만에 사망했다.

그는 이제 막 가정을 꾸린, 4개월 된 아기의 아빠였다. 그의 아내도 그의 아기도 모두 비자가 없는 미등록 신분이었다. 이 가족에게 단속은 무엇보다 두렵고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11월 7일 노동자 대회에 참가한 이주공동행동 이주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이명박 정부야말로 진정한 테러리스트다.

그의 빈소에서 만난 한 친구는 “우리도 비자를 얻을 수 있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얻고 싶다. 그런데 방법이 없다. 우린 나쁜 사람이 아니다”며 울먹였다. 그러나 정부는 ‘적법한 단속’이라며 베트남 이주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보상은커녕 입에 발린 유감표명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 2003년 이래로 정부의 단속 정책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 알려진 수로만 30명이 넘는다. 십수 명이 단속의 공포를 못 이겨 자살하고, 도망치다 심장마비나 추락해 사망했다. 심지어 출입국 사무소나 ‘외국인보호소’에서 13명이 사망했다.

특히 올해는 ‘G20 안전 개최’를 명분으로 지난 5월부터 이주노동자를 공격해 왔다. 산업 현장의 극심한 인력 부족 때문에 정부는 목소리를 높인 만큼 많은 사람을 단속하지는 못했지만 이주노동자들과 이주민들이 느낀 체감지수는 어느 때보다도 높아 공포스러웠다.

길거리 곳곳에서 외국인 검문 검색이 일어났고, 자의적 연행과 체포가 계속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주자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퍼져 이들의 취약한 처지를 이용해 범죄를 일으키는 일도 벌어졌다.

최근 출입국 직원이라고 사칭한 한국 남성들이 태국 여성노동자 두 명을 ‘체포’해 출입국사무소에 ‘불법체류자’라며 넘기고는 이 여성들의 집을 털어 달아난 일이 있었다.

무슬림 이주노동자들은 싸잡아 테러리스트 취급을 받고 있다. 경찰은 올 봄부터 모스크와 기도방에 상시 출입해 출입자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감시했다. 또 경찰은 남반구 국가와 이슬람 지역 출신자를 경계하는 것을 테러리스트 ‘색출 요령’으로 발표했다. 정부 발표를 보면, 테러 대비를 위해 ‘테러혐의자’ 5천4백여 명을 등록·특별관리해 왔으며 G20이 다가오자 1백여 명(대부분이 무슬림 이주자들이라고 함)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테러 위험을 높이는 주범은 정부다. 정부는 최근 ‘국익을 위한 신개념 파병’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펴며 아랍에미리트 파병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평범한 무슬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일은 평범한 한국인들의 이익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또 정부는 최근 ‘G20 서울국제민중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입국한 필리핀 활동가 6명을 인천 공항에서 모두 강제 추방했다. 이들은 테러와는 아무 상관없는 NGO, 노조 활동가들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주민을 속죄양 삼으며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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