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는 진보정당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교사들을 대량 징계하고 있다. 전국 시·도 교육청 9곳의 징계위원회는 지금까지 교사 8명을 해임했다. 50명이 넘는 교사들이 정직·감봉 등을 당했다.
그러나 교사 정치활동 금지는 누가 봐도 불공정한 이중 잣대다. 한나라당 후원은 괜찮지만 진보정당은 안 되고,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건 되지만 반대하는 건 안 되고, 대학 교수는 정치활동을 해도 되지만 초·중·고 교사는 안 된다는 것이 정부의 기준이다.
“‘그럼 교사·공무원은 왜 투표권을 주나? 차라리 투표권도 주지 말지’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구요.” 이번 징계로 울산에서 정직을 당한 조용식 교사의 말이다.
“보통 선진국에서는 교사·공무원 정치활동 자유 다 보장돼 있어요. 이번에 핀란드도 가 보니까 심지어 교장 선생님이 특정 정당에 소속돼 시의원 활동을 겸하더라구요.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 교사들은 교육감, 교육 위원에 출마하기만 해도 사표를 내야 해요. 지독하게 잘못된 거라고 봐요.”
일부에서는 실정법 저촉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이번 탄압에 대응할 때 정치활동 자유 요구를 부각하지 말자고 한다. 8월 중순 김상곤 교육감이 교육부의 중징계 압력에 맞서 경징계를 해 넘어가려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조 교사는 정치활동 탄압에 공세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가 1989년에 출범할 때 교사는 노동자인가 하는 논쟁을 불러일으켰잖아요. 당시에 탄압을 받았지만 지금 교사에게 노동조합을 하지 말라거나 교사가 노동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기가 어려운 정치 지형이 됐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정치활동 자유를 공세적으로 제기하는 투쟁이 돼야 합니다.
“이번 탄압이 전교조 탄압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교총까지 교사 정치활동 자유를 요구해 보수 정치권 전체가 위기를 느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 노동계급이 다같이 대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명박 정부는 정치 위기를 모면하려고 전교조를 공격해 왔다.
지난 6월 교육감선거·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패배 위기감을 느끼던 이명박 정부는 전교조 교사들의 진보정당 후원을 공격해 우파를 결집시키려 했다. 그러나 그런 공격에도 6명의 진보교육감이 탄생했고, 한나라당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아니고 바로 교과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 대학살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비록 해직의 아픔이 있지만 그것이 영광의 상처로 아물어서 오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끝까지 교사 노동자로서 살아가겠습니다.”
진보정당 후원 건으로 해직 1호가 된 충청북도의 허건행 교사는 탄압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해임된 교사들은 출근 투쟁을 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7일 전국교사대회에는 교사 1천5백여 명이 참가해 “교사 대학살을 자행한 이주호 장관 퇴진”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