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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현장 취재(11월 16일):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확산되고 있다

16일 이른 아침, 여전히 현대차 1공장은 생산을 멈춘 상태다. 주야간조 노동자들의 전면 파업과 점거농성 참여로 오전 8시에는 8백 명이 넘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1공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노동자들의 자신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아침 11시경 미처 1공장에 합류하지 못한 1백3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측의 방어선을 뚫고 점거파업 대열에 합류했다. 주되게 시트1부 및 여성 조합원인 주간조 노동자들이었다.

8백여 명의 노동자들은 또다시 방어선을 뚫고 점거농성장에 합류한 동지들에게 함성과 환호성을 보냈다. 이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울산공장 전체로 확산되고 있었다.

불법파견 정규직화와비정규직철폐를위한울산대책위원회는 15일 오후 5시30분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정문에서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어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엄호하고 연대할 것을 결의했다.

4공장 비정규직 조합원은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말했다.

“몇 년 전만 해도 관리자들은 우리에게 ‘너희들이 뭘 할 수 있겠냐?’며 조롱했다. 그런데 우리가 라인을 세우고 생산을 멈췄다. 우리는 11월부터 판매할 예정인 신차 엑센트와 클릭 생산을 멈췄다. 노동자의 단결된 힘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어서 너무 뿌듯하다. 투쟁에 참가한 조합원들의 눈동자가 이전과 틀리다. 모두가 자신감이 넘치고 눈이 반짝반짝한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아름다운 연대가 확산되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오늘도 주야간조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그리고 쟁대위 소식지를 통해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정규직 조합원 동지들! 다시 한 번 호소 드립니다. 지금 우리가 싸워야 하는 대상은 현대 자본입니다. 그 길에 같이 하는 것만이 현대차 모든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현대 자본의 공세를 막아내는 커다란 힘이 될 것입니다. 원청 자본이 조장하는 대립과 갈등 들을 털어버리고 지금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연대를 보내주십시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위대한 힘을 입증시켜 주십시오.”(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쟁대위 01호)

점거농성중인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에게 가는 길목을 뚫기위해 관리자들과 몸싸움 중인 정규직 동지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호한 투쟁과 자신감에 정규직 노동자들도 지지 방문과 연대 투쟁으로 화답했다.

아침에 현대차 정규직 노조 9개 사업부 대표들이 점거농성중인 1공장을 지지 방문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연대를 결의했다.

현대차지부의 이상수 부지부장도 포터 트럭 2대 분량의 빵과 우유, 컵라면을 지원했다. 조합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로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를 반가워했다. 이렇듯 정규직 노동자들의 지지와 연대가 확산되고 있다.

4공장 대의원 6명도 1공장 농성장을 방문해 지지를 밝혔다. 한 대의원은 다음과 같이 지지방문 소감을 밝혔다.

“농성에 참가하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보는 순간 눈물이 울컥했다. 그리고 4공장 비정규직 동료들에게 말했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투쟁하시라. 당신들 뒤에는 바로 우리 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단단하게 지지할 테니 단호하게 투쟁하시라’ 하고.”

다른 한편, 1공장 의장부 인근에서 정규직 조합원 5백여 명이 집회를 열었다. 1공장 정규직 대의원들은 비정규직 점거농성으로 자연스레 일손을 놓게 된 정규직 조합원들에게 현재의 투쟁 상황을 설명하고, 정규직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1공장 사업부 백기홍 대표는 “사측은 법대로 한다는데, 법대로 하자. 대법원, 고등법원 판결을 따르는 게 법 아니냐. 정규직들이 똘똘 뭉쳐 싸우면 승리할 수 있다. 연대를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발언했다.

공장에는 현장조직인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의 대자보가 붙여져 있다. “만에 하나 사측이 강제 진압을 시도하면 전 공장 전면 파업에 나설 것을 선언해야 한다. 이경훈 지도부는 이번 사태의 모든 근원은 사측에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특히 정규직 조합원의 정서가 마치 비정규직의 파업을 비난한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크나큰 오판이다.”

전주와 아산으로 확산되고 있는 투쟁 물결

울산공장 투쟁은 현대차 아산공장과 전주공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16일 아산공장 주간조와 야간조 모두 잔업을 거부하기로 했다. 17일에는 주야간 4시간 파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18일 주간조 잔업 거부에 이어 주말인 20, 21일에는 특근을 거부하기로 했다. 특히 20일에는 조합원 모두 울산 집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울산공장의 점거 투쟁 소식은 다른 공장 조합원들의 자신감을 크게 높이고 있다. 보통 20∼30명 정도 참가하는 아산공장의 아침 출근투쟁에 16일 아침에는 사상 최대인원인 2백40명이 참가해 투쟁 의지를 보여 줬다. 노조에 가입하는 비정규직도 다시 생기고 있다.

전주공장도 16, 18, 19일 잔업을 거부하고 주말에는 특근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울산공장의 투쟁으로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의 투쟁이 모두 빠르게 앞당겨지고 있다.

투쟁을 굳건히 유지하는 울산 1공장의 투사들

울산 1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굳건히 점거 파업을 유지하고 있다. 정규직 대의원들의 지지방문도 계속되고 있다. 그들은 투쟁 기금도 전달했다. 곳곳에서 보낸 컵라면 등 음식도 속속 도착하고 있다.

1공장에서 점거파업 중인 2·3공장 조합원들은 오후에 공장을 빠져 나가 자신들이 속한 공장에서 투쟁을 건설하기로 했다. 지회장은 집회에서 “2·3공장 동지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서 투쟁 전선을 확대하고 우리가 이 자리를 끝까지 사수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공장 사수중인 비정규직지회 동지들

금속노조 김형우 부위원장도 발언했다. “여러분들이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 운동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동지들을 믿고 전주, 아산에서 잔업 거부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사측이 관리자 1천 명을 모아 놓고 있다는 것 자체 저들이 얼마나 당황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있고, 우리 힘이 얼마나 큰 지 보여 주고 있다.”

곧 이어 파업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되는 고무적인 소식이 들어왔다. 오늘 전주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잔업 거부를 하고 관리자들에 맞서다가, 정규직 노동자들과 힘을 합쳐 관리자들을 몰아내고 트럭2공장을 일시 점거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원하청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단결 투쟁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정규직 노동자 4백여명이 트럭2공장을 점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