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대차 비정규직 점거농성장에서 2박 3일 동안 함께 지냈다.
노동자들은 하루 종일 초코파이 하나와 김밥 한 줄로 끼니를 때우고, 차가운 바닥에서 이불 대신 비닐을 덮고 자고, 한 시간씩 기다려야 간신히 화장실을 갈 수 있는 상황이다. 공장에서 아내와 자식들이 보고 싶어 쉬는 시간마다 전화기를 붙잡고 눈물을 훔친다. 그런데도 무엇이 그들을 버티게 하는가.
그들은 단지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얘기한다. “힘들어도, 슬퍼도, 아파도 눈물을 흘릴 수 없다. 내 아이에게 비정규직 물려주지 않고 정규직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내가 3일 동안 1공장 안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투쟁가보다는 대중가요를 즐겨 부르던 20~30대의 젊은 노동자들이다.
노동자들은 바깥 소식이 들어오면 삼삼오오 모여 앉아 토론한다. 지도부의 지시를 기다리기 전에 자신들이 먼저 의견을 밝히기도 한다.
한편 그들은 매우 규율 있다. 자신들이 맡은 구역에서 밤샘 보초를 서면서도 누구 하나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다.
자신감도 매우 높다. 투쟁이 정당하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이곳까지 왔고, 이제는 제발 비정규직이라는 옷을 벗고 싶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이번 투쟁의 목표는 ‘출입증’이 아닌 ‘사원증’을 다는 것이다. 이미 공장 안의 구호는 “우리는 이미 정규직이다. 정몽구가 나서라”다. 그들은 정규직화 외에 다른 타협은 하지 않을 태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