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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비정규직을 대량해고한 홍익대학교

오늘(3일) 오전 8시부터 홍익대학교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 1백40여 명이 총장실 앞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새해 벽두부터 대량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울분을 터뜨리며 총장실로 향했고, 이에 놀란 장영태 총장은 시무식도 하지 못한 채 총장실 안에 갇혀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노동자를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본때를 보여야 한다.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쫓겨난 것은 바로 어제다. 학교 당국은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청소·경비 노동자 1백70명 전원을 해고했다. 이른 아침 출근한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문의 비밀번호가 바뀌는 바람에 작업장에 들어갈 수 없었고,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대기실과 경비실의 열쇠마저 빼앗겼다.

홍익대학교 당국이 사상 초유의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 전원 해고’라는 무리수를 둔 것은 노동자들의 기세를 꺾기 위한 악랄한 시도였다.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2일 공공노조 서경지부 홍익대학교분회를 출범하고, 고용 승계와 생활임금 보장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여 왔다. 출범 초기부터 82퍼센트가 넘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등 노동자들의 기세는 매우 높았다.

학교 당국은 이런 노동자들을 제압하려고 투쟁에 연대한 학생들에게 탄압을 가했다. 학과 교수 면담 등을 통해 징계를 협박하는가 하면, 일부 학생의 집에 전화를 걸어 부모에게 ‘자녀를 단속하라’ 하고 종용하기까지 했다.

이것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노동자들의 투쟁이 지속되자, 급기야 노동자들을 전원 해고한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것은 노동자들의 투지에 불을 붙였다. 노동자들은 ‘총장이 대화에 나서기 전에는 물러설 수 없다’며 점거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야비하게도 장영태 총장은 꼼수를 부려 ‘몸이 아프다’며 119 구급차를 불러놓고 집무실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대화에 응하라” “1백70명 해고는 살인”이라고 외치는 노동자들에 떠밀려 다시 집무실로 쫓겨 들어갔다.

이숙희 분회장은 “물러설 수 없다. 필요하다면 삭발도 하겠다”며 투지를 밝혔다. 노조는 ‘선 농성해제 후 대화’를 제안하는 학교 당국을 비판하며, “일단 원래 자리로 복귀해 일하면서 고용과 근로조건에 대해 얘기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투쟁 소식은 금세 알려져 곳곳에서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 인근 대학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속속 농성장으로 모이고 있고, 홍익대를 비롯해 연세대, 성신여대, 명지대, 건국대 등의 학생들도 함께하고 있다. 다함께 서부지구도 10여 명이 오전부터 투쟁에 함께하며 연대 확산에 힘쓰고 있다.

집회에 참가한 한 홍익대 학생은 “[그동안 노동자들과 함께했다는 이유로] 학교 측이 부모님께 전화를 하고 소모임 해체를 협박했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함께할 것입니다” 하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서부비정규센터 이류한승 씨는 “최근 동국대 청소·경비·시설 노동자들이 점거 농성 4일 만에 승리했다. 9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들을 지지하는 서명에 함께했고, 점거 농성에도 함께했다”며 연이은 대학 청소 노동자들의 승리소식을 전했다.

엄청난 재단 적립금을 쌓아놓고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해고한 홍익대학교 당국은 당장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 노조 탄압의 본보기를 보여 주려는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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