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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냐, 파시즘이냐

노동자들이 너무 급진적으로 행동해서 반파시즘 진영이 분열하고 자본가들이 도망간 것이 패인은 아닐까?

반파시즘 투쟁이 혁명으로 발전한 과정을 살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게 드러난다.

파시스트 군대는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나서 정규군에게 무기를 넘겨 받고 지역을 통제하며 저항한 곳에서 패배했다.

내전 초기, 카탈루냐 지방정부 수장 콤파니스는 노동운동의 지도자들을 불러 “모든 것이 여러분 수중에 있습니다. … 지금의 나와 내 충성심을 믿어 주십시오” 하고 말해야 했다.

반대로 민중전선 정부는 처음부터 동요했다. 노동자들에게 무기 지급하기를 거부하다가 내각이 교체되기도 했다.

자본가들은 스스로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보다 차라리 파시스트를 선호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들의 지지가 프랑코 진영으로 넘어가자 민중전선 정부는 대변할 사회 세력이 없는 껍데기가 됐다.

좌파는 민중전선 정부에 들어가지 말고 각 지역 혁명위원회들을 연결망으로 하는 전국적 대안 권력을 창출해야 했다.

민중전선 정부를 위해 혁명적 투쟁을 자제하는 것은 자멸의 길이었다.

노동자와 농민에게 이 전쟁에서 싸워 이겨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이 전쟁이 사회혁명이었기 때문이다.

옛 주인들이 떠난 곳에서 이들은 공장과 토지를 접수하고 모든 공공서비스와 치안을 통제했다. 이제 선택지는 혁명이냐, 파시즘이냐 둘 뿐이었다.

그러나 스탈린주의 공산당과 민중전선 정부는 노동자들에게서 가장 강력한 투쟁의 동력인 사회혁명의 열망을 제거하려 했다.

주요 책략은 좌파를 민중전선 정부에 포함시켜 발목잡고 뒤통수치는 것이었다.

혁명의 위력이 가장 강했던 카탈루냐에서 이베리아아나키스트연합(FAI)과 POUM은 지역판 민중전선 정부에 들어갔다가 그런 꼴을 당했다.

민중전선 정부는 POUM을 중앙정부에서 쫓아냈고 얼마 안 가 불법화한 뒤 그 지도자 안드레스 닌을 살해했다. 배신의 마지막 희생자는 공산당 자신이었다.

한편, 프랑코 진영의 주력 부대는 모로코 주둔군과 모로코인 용병이었기 때문에 민중전선 정부가 모로코 독립을 선언한다면 전세가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러나 스페인령 모로코의 해방은 프랑스령 모로코에 영향을 미칠 것이었다.

프랑스 자본주의를 불편하게 하면 안 된다는 민중전선 정부와 소련의 판단으로 이 해방적 조처는 거부됐다.

스페인 민중전선 정부가 이렇게 행동했는데도 ‘반파시즘’을 자처하던 프랑스와 영국, 미국의 자본가들은 결코 스페인의 노동자들을 지원하지 않았다.

이 압력에 굴복해 프랑스 민중전선 정부도 스페인 민중전선 정부의 군사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이렇게 민중전선 정책 때문에 스페인 노동자들의 손발이 묶여 있는 사이에 독일과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정부는 최신 무기와 병사 수만 명을 프랑코에게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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