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받는 아랍 지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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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사회주의자인 바셈 치트는 튀니지 혁명이 투쟁으로 진정한 변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한다.
수십 년 만에 아랍 세계는 대중 항쟁으로 독재자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튀니지의 반란은 일자리, 빵과 물을 요구하며 시작됐지만, 이것은 곧 자유와 해방을 바라는 정치적 요구와 결합됐다.
튀니지 항쟁의 구호는 ‘빵, 교육, 자유’였다.
아랍권 사람들은 튀니지 연대 모임을 열고 튀니지 혁명을 지지하는 행동을 준비했다.
아랍 거리에서 ‘인치 알라 이나’ — 아랍어로 ‘이곳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으면’이란 뜻 — 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알제리 사람들은 여러 차례 튀니지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열려고 시도했지만 경찰이 방해했다.
요르단, 레바논과 이집트에서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 참가자들은 튀니지 혁명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고 모든 아랍 정권들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소리쳤다.
반대로, 아랍 지배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다수 아랍 언론은 튀니지 항쟁을 보도할 수 없었다.
벤 알리는 국영방송에 출연해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했다. 이 말에 대한 반응이 거리에서 즉각 나타났다. 더 많은 사람이 항쟁에 합류했다.
1월 13일 튀니지노동총동맹(UGTT)은 튀니지 제2의 도시인 스팍스에서 총파업을 벌이자고 호소했다.
파업이 벌어지고 수만 명이 항의 시위에 참가했다. 튀니지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광경이었다. 비슷한 시위가 카이로우안과 옌두바에서 일어났다.
군대가 시위대 편에 섰다는 소문이 퍼졌고 몇 시간 뒤 벤 알리는 나라를 떠났다.
아랍 지배자와 왕 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많은 아랍 좌파와 야당은 이것을 사회경제적 개혁을 요구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튀니지 국회 의장과 총리가 자신을 새로운 국가 지도자로 선포하는 동안 민병대들은 여전히 시위대를 공격하고 있었다.
이 민병대는 벤 알리 정권과 그 가족들에 연결돼 있다.
노조와 좌파 정당들은 혁명을 방어하기 위한 지역 민중 방어 위원회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이런 민중 위원회들은 민병대 활동을 제한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이들이 민병대들을 체포해서 처벌하기도 했다.
튀니지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전투는 이제 시작됐을 뿐이다.
옛 정권 인사들은 잔꾀를 부리면서, 대중 운동을 통제하고 자신의 권력을 강화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튀니지와 대다수 아랍 국가들에는 두 종류의 야당이 있다.
하나는 ‘공식’ 야당으로 대다수 튀니지 사람들은 이들을 벤 알리 정권과 너무 가까운 정권 부역자들로 여긴다. 또 다른 하나는 금지된 조직들로, 주로 극좌 정당과 급진 사민당 들로 구성돼 있다.
후자는 시위를 호소하고 조직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
많은 사람은 노조의 결합이 없었다면 이 투쟁이 지금처럼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노조는 운동의 수위를 결정하는 구실을 했다. UGTT가 파업을 호소하면, 사람들은 투쟁이 지속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슬람주의자들은 튀니지 정치에서 또 다른 중요한 변수다. 그들은 이번 항쟁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벤 알리의 몰락이 만든 정치 공백 상태를 이용하려 했다.
이슬람주의자들을 포함한 대다수의 ‘공식’ 야당들은 살아남은 벤 알리 정권 인사들과 타협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많은 진정한 야당은 새로운 헌법을 정할 제헌의회의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진정한 야당은 현존 법의 틀 내에서 새로운 선거를 실시하면 옛 정권과 그 동맹들이 다시 권력을 잡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튀니지 세력균형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튀니지 혁명이 대단히 중요한 사건임은 분명하다.
아랍 세계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튀니지 혁명은 대중 운동을 통해 한때 불가능해 보였던 것을 성취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튀니지 혁명은 의회 논의나 각료 회담 같은 관료적 논쟁이 아니라 투쟁을 통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튀니지 혁명은 수십 년 동안 억압과 독재 아래 고통받은 곳에서도 변화를 위한 투쟁은 여전히 희망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 줬다.
아랍 지배자들은 모든 중동 나라가 경제·정치적으로 튀니지와 비슷한 조건에 처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지금 편히 잘 수 없을 것이다.
번역 김용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