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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제국주의‍·‍반자본주의 운동이 필요하다

한반도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첫째, 많은 사람들이 한반도 불안정 해소를 위해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바란다. 좌파들은 먼저, 오바마와 이명박 정부가 대화를 거부한 채 한반도 긴장을 높이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 대결과 충돌보다 대화가 계급투쟁에 유리하다.

그러나 6자회담이 한반도 불안정을 해소해 주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대화를 통해 세계의 지정학적 현실, 각국의 이해관계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는 없다. 예컨대 6자회담이 열린다 해도 북한이라는 동아시아판 ‘불량국가’가 쓸모 있다는 미국의 계산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런 ‘북한 악마화’ 전략의 한계 안에선 근본적 타결이 요원할 것이다.

참여연대는 한 성명에서 전쟁이 “오해”에서 비롯한다고 썼지만, 이는 제국주의에 대한 인식 결여의 발로다. 중요한 것은 이해관계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2008년 경제 공황 이후 지난 2년 동안 당사국들의 이해 갈등은 증폭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그것은 한반도 불안정의 확실한 해소가 아니라, 대화 중단과 긴장의 전주곡이 될 가능성이 높다. 2년 전 6자회담을 중단시킨 쟁점들(검증과 사찰), 추가돼야 할 의제들(우라늄농축프로그램, 핵 폐기 대상과 방식 등), 불이행된 보상 문제 등은 모두 6자회담 앞에 놓인 지뢰들이다.

둘째, 한반도 불안정의 해결책을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다. 좌파들은 이 정서에 깔려 있는 이명박 대북정책에 대한 혐오에 일단 공감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실제로 민주당은 북한과의 공존(점진적 변화), 균형 외교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대북‍·‍외교 정책과는 다른 면이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한반도를 불안정에 빠뜨리는 핵심 문제, 즉 미국의 제국주의적 이해관계에 도전하지 않음으로써 근본적 한계와 모순을 드러냈다. 예를 들어 노무현 정부가 ‘균형 외교’ 운운하면서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해 준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전략적 유연성은 장차 중미 갈등이 더 한층 격화된다면 한반도를 심각한 불안정에 몰아넣을 수 있다.

노무현 정부가 순진하게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보상을 바라며 이라크 전쟁을 도왔던 것은 또 다른 사례다. 만약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승리했다면 부시는 훨씬 더 큰 재앙을 기꺼이 일으킬 각오와 함께 이란으로 그리고 심지어 북한으로 전선을 이동했을지도 모른다. 부시의 대북정책이 악의적 무시에서 대화로 바뀐 것은 이라크 전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라크 수렁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아래로부터

미국의 제국주의적 이해관계에 도전하지 않는 정치세력은 이해 각축전 속에서 후퇴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노무현 외에도 일본의 하토야마가 이 길을 잘 보여 줬다.

또, 미국과 중국 사이에 양다리를 걸치는 것도 대안일 수 없다. 한반도 역사는 러일전쟁부터 해방 후 모스크바 3상회의까지 일단의 제국주의 국가들에 맞서 다른 제국주의 국가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보여 줬다.

셋째,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진정한 대안은 아래로부터의 반제국주의‍·‍반자본주의 운동이다. 이것은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과 그것을 지원하는 한국 정부에 반대하는 것을 일단 뜻한다. 한반도 주변의 군사훈련, 한미동맹 강화, 대북 제재와 압박, 군비 증강 등에 반대해야 한다. 군비 증강은 복지비 삭감과 맞물려 대중의 삶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중동 전선에서 벌이는 전쟁에 반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올해 철수 약속 시한을 앞두고 아프가니스탄 파병 요구가 쟁점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반제국주의 운동을 미국 제국주의에만 반대하는 것으로 환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남한이 미국의 동맹 국가이므로 이에 대한 반대를 우선에 놓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환상을 일절 가져서는 안 되며 중국의 제국주의 정책에도 일관되게 반대해야 한다.

중국은 소수 민족을 억압하고, 주변국에 자국의 이해를 강요하는 제국주의 열강이다. 때로 대북 제재도 하고, 날마다 끔찍한 탈북 난민 사냥을 한다. 중국은 동아시아 군비 증강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아래로부터의 반제국주의 운동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베트남에서 미국에게 패배를 안겨준 것도, 미국을 이라크 수렁에 빠뜨린 것도 반제국주의자들이 주도한 아래로부터의 반전운동이었다. 또, 부시의 대북정책을 변경시킨 것도, 한국의 이라크 파병을 최소화한 것도 반제국주의자들이 주도한 반전운동이었다. 이것은 어떤 회담들도 결코 이루지 못한 성과였다.

그러나 반제국주의 운동을 일관되게 하려면 결국 자본주의에 반대해야 한다. 제국주의는 자본주의 동역학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윤 체제인 자본주의를 가장 효과적으로 마비시킬 수 있는 것은 노동자 계급이다. 따라서 반제국주의자들은 노동자 투쟁을 매우 중시하면서 이것이 반자본주의적이 되도록 애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활동과 주장이 북한 지지와 연관된다면 그것만큼 모순된 일도 없을 것이다. 북한은 제국주의와 투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국주의와 타협하고 화해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일 뿐이다. 또, 핵무기 개발 등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과 방법은 결코 남한과 인접국 노동계급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게다가 북한의 사회 체제도 남한과 꼭 마찬가지로 억압적이고 착취적이어서 북한을 지지하는 방식의 반제‍·‍반자본운동으로는 결코 수많은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요컨대 남한의 근본적 사회변혁 지지자들이 들어야 할 기치는 ‘미국‍·‍남한도 아니고, 중국‍·‍북한도 아니고, 오직 국제주의와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권력’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