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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의 〈레프트21〉 거리 판매 경험

“홍익대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소식,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이번 호에는요 … ”

말이 채 다 끝나기도 전에 후원금 통 속으로 5만원 권이 떨어졌다. 〈레프트21〉 거리 판매를 하고 있던 다함께 회원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이날(1월 7일)은 내가 처음으로 〈레프트21〉 거리 판매에 동참한 날이었다. ‘거리의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호의적이었다. 특히 복지 삭감 비판 기사와 홍익대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기사에 대한 공감도가 높았다.

“사회주의 신문은 노동계급 대중과 우리의 접촉을 강화할 것”이다. ⓒ사진 임수현

이날 신문 14부 판매와 홍대 비정규직 노동자분들의 투쟁을 위한 후원금 5만 8천 원, 가판에 동행한 한 비회원의 다함께 가입이라는 상쾌한 성과를 얻었다.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거리 판매가 ‘판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알게 됐다. 〈레프트21〉 가판대가 펼쳐진 곳은 배움과 실천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우선, 나와 같은 초심자들은 경험이 많은 다른 회원한테서 배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효과적으로 〈레프트21〉의 논지를 펼치는 법,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붙이는 법, 지지자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계속 이어 나가는 법 등을 거리 판매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

둘째, 선배 활동가들도 나와 같은 신입들과 거리의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다. 글을 쓰고 회원들과 토론하고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들을 거리 판매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채울 수 있는 것 같다.

셋째, 거리의 사람들도 〈레프트21〉의 폭로에 눈을 반짝인다. 홍익대학교 비정규직 미화 노동자들이 전원 해고돼 농성하고 있다는 소식 등 주류 언론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는 것을 알려줄 때마다 ‘말도 안돼, 정말 문제군요!’ 하는 표정들이 돌아온다. 나는 그런 반응들을 보면서 이 사회의 문제들이 효과적으로 숨겨져 있는 것일 뿐, 이에 대한 대중의 저항 의식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거리 판매만큼 정기적이면서 접근하기 쉽고 광범위한 방식은 단체 밖에 있을 때도 별로 본 적이 없는 듯하다.

진보적인 주장들에 관심은 있지만 단체에 가입을 하거나 포럼을 갈 정도로 가까이하기엔 부담감이 있는 ‘거리의 사람들’ 중 일부에겐, 금요일 7시에 홍대입구역 앞에서 신문도 팔고 대화도 할 수 있는 정기 가판대가 마음 가벼운 출발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최근에 읽고 있는 《삐딱이들을 위한 레닌 가이드》에서 ‘사회주의 신문은 집단적 조직가이기도 하며, 노동계급 대중의 가장 광범한 계층과 우리[혁명조직]의 접촉을 강화시켜 줄 것’이라는 레닌의 주장을 읽고 나의 거리 판매 경험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