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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다시 타오르는 불법 파견 정규직화 투쟁의 불길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울산, 전주, 아산)가 사측과 정규직 지부 집행부가 합의한 교섭안을 거부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이 지난 두 달 동안 시간만 끌다가 내놓은 기만적인 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주요 활동가 30명 징계해고, 손해배상과 정규직화 추후 논의, 동성기업과 2공장 해고자 중 핵심 활동가를 제외한 복직, 가압류 해제’다.

지난해 파업의 디딤돌이 된 1차 상경 집회 다시 이런 투쟁이 시작됐다.

아산지회 송성훈 지회장은 교섭 결렬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측은 쟁의대책위원들을 해고하고 주요 활동가들에게 정직을 내리겠다고 했다.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불법 파견 자체도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 정규직화 문제를 추후 논의하자는 것은 시간벌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규직 지부 이경훈 지도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이 보잘 것 없는 안을 수용하라고 강요했다.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도 별반 다르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정규직 지부와 금속노조 지도부의 회유와 협박이 얼마나 심했으면 비정규직 지회장이 잠시 공장 밖으로 피신해 있었겠는가.

그런데도 이경훈 지도부는 “정규직의 연대 정신과 (정규직) 지부의 존재 가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독이 든 사과와도 같은 교섭안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연대 정신”인가?

올바르게도 비정규직 지회는 이경훈 지도부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본격적인 2차 투쟁을 선언했다. 이상수 지회장과 해고자 2명은 9일 서울 조계사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며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 다시금 2차 파업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하고 밝혔다. 사측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사퇴한 울산지회 수석부지회장과 사무장도 새로 선출했다.

2차 투쟁의 시작은 2월 12일 현대차그룹 본사가 있는 양재동 상경 투쟁이다. 상경 투쟁 이틀 전에 있을 최병승 조합원에 대한 고등법원 재판 결과가 투쟁을 자극하는 구실을 할 것 같다. 조합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 준 지난해 1차 상경 투쟁을 떠올려 보면, 12일 상경 집회는 이후 투쟁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비정규직 지회 지도부는 10일 판결과 12일 상경 투쟁을 기회로 아침·중식 홍보전, 주1회 집중 집회, 노조 가입 캠페인, 간담회 조직에 박차를 가해 조합원들의 자신감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교섭 결렬 이후 주도적 활동가들의 공장 출입을 통제하며 탄압하는 사측에 맞설 수 있다.

1차 투쟁에서 부족했던 정규직의 연대를 위해 정규직 현장 조직·활동가 들의 구실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민주파 현장 조직들은 불법 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적극 결합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민투위)는 올바르게도 기만적인 교섭안을 강요한 정규직 지부 지도부를 비판했다.

현장 조직들은 더 나아가 비정규직 투쟁 지원을 위한 공동실천에 나서야 한다. 전주공장처럼 사업부별 연대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현장 조직이 굼뜨면 각 현장 조직에 속한 활동가라도 연대 행동 건설을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