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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쌍용차는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마라! 무급자 복직 약속 즉각 이행하라!

쌍용차 재도약의 핏빛 현주소,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2011년 2월 26일(금) 아침, 또 한 명의 쌍용차 노동자가 세상을 등졌다. 2009년 이후 13번째 죽음이며, 2010년 11월 이후에는 한 달에 한 명 꼴로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다.

2월28일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열린 고 임무창 조합원 노제에 참석한 노동자, 정치인, 시민들이 사측과 정부에 휴직자 복직 등 합의사항을 이행하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09년 상하이차와 쌍용자동차 현 경영진들의 기획파산에 이은 강제적 정리해고로 3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렸고,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쫓겨났다. 그 참혹한 행렬의 끝에 13명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죽음이 놓여 있다. 故 임무창 조합원은 2009년, 쌍용차 파업에 함께 했으며, 8.6 노사대타협으로 1년 후 공장 복귀를 약속받은 무급휴직자 중 한 명이다. 그러나 복직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복직을 기다리며 생활고를 버티던 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은 끝없이 타들어갔다.

쌍용차는 2010년 재매각 절차를 거쳐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으로의 매각이 결정되었고, 지난 22일에는 신차인 코란도-C 발표회를 갖고 재도약을 선언했다. 그러나 그 회생절차 속에 희망을 가졌던 수많은 노동자들의 처지는 지금 어떤가! 또 한 명의 생떼 같은 목숨을 잃은 오늘이, 쌍용차 재도약의 핏빛 현주소가 아닌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故 임무창 조합원의 가족 모두가 겪어야 했을 지난 과거와 남겨진 아이들이 겪어야 미래의 아픔이다. 故 임무창 조합원의 부인은 2010년 4월, 남편의 해고 후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신의 집 베란다에서 투신해 세상을 떠났다. 아내와 엄마를 잃은 충격으로 故 임무창 조합원과 두 아이들은 모두 우울증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이 무슨 운명이란 말인가!

故 임무창 조합원이 세상을 떠나며 남긴 것은 통장 잔고 4만 원과 카드빚 1백50만 원이었고, 집에는 쌀 한 줌과 라면 하나였다. 숨지기 하루 전에도 친구와 만나 “아이들 등록금만 생각하면 가슴이 숯덩이가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복직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상처받은 자신과 아이들을 추스르며 하루를 버티던 故 임무창 조합원은 끝내 다 타버린 가슴을 안고 한 많은 세상을 떠났다.

무급휴직자는 쌍용자동차 소속 노동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해고자가 아니기 때문에 퇴직금이나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고, 휴직 중 다른 회사로 취업을 할 수도 없다. 무급휴직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일용직 날품팔이 노동으로 복직이 되는 날까지 버티는 것뿐이다. 오늘 이 자리마저 함께하지 못하는 무급휴직자와 해고노동자 들은 오늘도 극단의 생활고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지 가늠과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너무나 끔찍한 현실이다.

그러나 쌍용차는 아직도 침묵하고 있다. 아니 침묵의 언어로 산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무급휴직자 1년 뒤 복귀’와 ‘생산물량에 따른 순환배치’라는 8.6 노사대타협대로라면 무급휴직자들은 지난해 9월 이미 복직했어야 한다. 그러나 복직 시점을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관둘 수도 없고 다른 회사로 취업할 수도 없다.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맺은 2009년 8.6 노사대타협이었지만, 무급휴직자들은 돌아가지도 못하고, 떠나지도 못한 채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

특히 8.6 노사대타협은 노사간의 약속일 뿐 아니라 사회적 약속, 대국민 약속이었다. 77일간의 파업을 마무리하며 맺었던 8.6 합의는 쌍용차 문제가 인명이 상하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기를, 노동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으로 이루어졌다. 또 많은 노동자들이 쌍용차의 정상화와 그에 따른 복직을 기다리며 오늘도 고된 하루를 버티고 있다.

3월이면 쌍용자동차도 회생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5년 만에 신차를 발표하고,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故 임무창 조합원의 죽음은 말하고 있다. 쌍용차의 진정한 재도약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신뢰와 신의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기업이, 자기 회사의 노동자들을 지켜내지 못하는 기업이 제대로 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말하는 현실에 대해 쌍용차는 대답을 내와야 할 것이다.

진정한 정상화와 재도약을 원한다면, 쌍용자동차는 당장 벼랑 끝에 놓인 노동자들의 외침에 대답하라!

- 사회적 타살 자행한 쌍용자동차 사측은 유가족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라!

- 유가족에 대한 정신적 심리적 치유는 물론 생계대책 즉각 제시하라!

- 무급휴직자 복귀 당연하다, 무급휴직자 즉각 복직시켜라!

- 잇따른 죽음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과 시급한 대책 즉각 마련하라!

2011년 2월 28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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