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미화 노동자들이 3월 29일 오후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과 본관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노동자 3백여 명은 “생활임금 보장하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며 순식간에 총장실 앞 복도를 점거했다. 수십여 명의 학생들과 민주노동당·진보신당·사회당·다함께 등도 “단결 투쟁으로 승리하자”며 노동자들을 응원했다.
노동자들이 강력한 투쟁에 나서자, 학교 당국은 겁을 먹고 미리 총무처 문을 걸어 잠그고 사무실 집기를 모두 빼 도망친 상태였다.
노동자들은 그동안 학교 당국이 책임지고 임금을 인상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고려대 당국은 이런 정당한 요구를 한사코 무시했다.
3월 16일엔 노동자·학생 대표자들이 요구한 총장 면담을 거절했고, 24일에는 아예 총장실 문을 잠근 채 대화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학교 당국의 강경한 태도에 따라 용역업체도 임금 인상률을 최대한 낮게 잡고 좀처럼 양보하지 않았다.
물가가 폭등하는 상황에서 저임금을 강요하는 학교 당국의 태도는 고려대의 교육 목표 중 하나인 ‘인간다운 삶의 영위’에 걸맞지 않다. 미화 노동자들의 요구는 인간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바람일 뿐인데 말이다.
그래서 학교 당국의 비상식적 행태에 분노한 노동자들은 다시 투지를 불사르며 점거파업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승리할 때까지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물론 처음부터 이화여대·연세대·고려대에서 동시에 점거파업을 했다면 파급력은 훨씬 컸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반대해 3월 31일 비상학생총회를 앞두고 있는 지금, 미화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점거파업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노동자·학생이 합심해 학교 당국에 맞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미화 노동자들의 파업이 승리하려면 학생들의 지지와 연대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미 ‘미화 노동자들을 생각해서라도 비상학생총회에 참가해야겠다’는 학생들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그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총학생회는 이런 학생들의 열망을 반영해 3월 31일 비상학생총회를 시작으로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을 더 발전시키고, 노동자들과 함께 대규모 본관 점거 농성에 돌입해야 한다.
더 나아가 학교 바깥의 연대도 확산한다면, 오만한 고려대 당국을 물러서게 만들어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따낼 수 있을 것이고, 경희대처럼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