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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리비아 공습 반대는 인기 없는 주장이 아니다

리비아에 대한 군사 공격이 시작되면서 홍대입구와 신촌 거리에서 〈레프트21〉 거리 판매는 이전보다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것은 튀니지에서 중동 혁명이 처음 시작됐을 때와 이집트 혁명이 무바라크를 물러나게 했을 때 신문이 인기를 끌던 것과는 다소 대조적인 현상이었다.

당시 거리판매 조직자가 내렸던 평가는 다국적군의 리비아 폭격 반대 주장이 인기 없는 것이고, 그에 따른 신문 판매 급감은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건대입구역에서는 여전히 신문이 많이 판매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세대학교 공개 판매에서도 리비아 폭격 반대를 주되게 주장했지만 신문 판매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서부지역 거리 판매가 줄어든 이유는 리비아 폭격에 대한 사람들의 혼란도 있었겠지만, 주되게는 우리 자신의 정치적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 더 큰 문제였던 것이다.

우리가 거리에서 만나는 젊은 학생과 청년들의 상당수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제국주의 국가들이 한 짓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강도를 막기 위해 도둑놈들에게 호소하는 심정으로 카다피에 반대해 서방 개입을 지지했을 것이다.(물론, 진정한 강도는 서방의 제국주의 국가들이다.)

젊은 청년들과 학생들이 리비아 폭격을 지지하더라도 그것이 중동 혁명에 반대하고, 제국주의를 지지하는 우파적 입장에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다수는 중동 혁명을 지지하기에 폭격도 지지할 것이다. 하지만 제국주의 국가의 군사 개입이 혁명에 도움이 된 적이 없기에 이 입장은 모순된 입장이다. 이 모순된 입장에 잘 개입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사람들의 의식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주장하기보다는 리비아 폭격 반대 주장이 인기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부터 시작한 것은 판매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꺾는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도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알 카에다에 대한 반감과 탈레반에 대한 혐오 등이 겹쳐 사람들의 태도는 상당히 모순돼 있었다. 하지만 참을성 있게 아프가니스탄 전쟁 반대 운동을 조직해 결국 우리의 주장이 옳았음이 입증됐다.

물론, 지금은 진보단체들도 혼란을 겪고 있어 운동 건설은 녹록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참을성 있게 우리의 입장을 주장하고 설득한다면 우리 주위에 청중을 모을 수 있다.

리비아 공격에 대한 제국주의의 추악한 실체가 점점 드러나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기존 입장을 철회할 수 있다. 그리 된다면, 우리의 주장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올바름이 더욱 분명히 입증될 것이다.

이런 판단을 근거로 우리는 다음 거리 판매를 준비했고, 결국 평균 판매 부수를 뛰어넘는 판매를 할 수 있었다.

신문 판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정치적 자신감 상태다. 이번 경험은 이런 자명한 사실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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