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려대·이화여대·연세대 청소 노동자들이 본관 점거파업으로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임금 인상을 쟁취했다. 열흘간의 파업으로 두 자릿수 임금 인상률을 거머쥔 연세대 청소 노동자 이현미(가명, 54세)를 만나 투쟁의 갈 길을 들어 봤다.
우리가 파업 하니까 회사가 [고소·고발과 무노동·무임금 협박에 대해] 사과까지 했어요.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회사는 사과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결국 우리에게 수그릴 수밖에 없었죠.
파업을 하고 난 뒤에 많은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우리를 알아봐 주는 것도 신기해요. 요즘 조합원들끼리 휴게실에 모이면, ‘엘리베이터에서 학생이 나한테 인사하더라’, ‘난 화장실에서 고맙다는 말 들었다’ 하는 식의 얘기를 많이 해요.
예전에는 학교가 조금만 지저분해도 투정 부리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파업 기간에 며칠만 지나도 쓰레기가 차고 넘치는 것을 보면서 청소 노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 것 같아요.
사실 학생들은 우리 파업을 열심히 지지해 줬는데, 정말 고마워요. 진짜 감동 받았어요.
경총이 최저임금 오르면 경제가 어려워질 거라고 했다던데, 자기네들은 백화점에서 명품을 전화로 주문해서 그러나….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같은 서민 임금이 올라야 경제도 나아지는 거 아니겠어요?
사실 최저임금은 제대로 오르지도 않는데 물가는 몇 배씩 뛰고 있잖아요.
정말이지 임금을 시급 5천4백 원 이상은 받아야 해요. 4천 원대 받아서는 생활할 수가 없어요. 우리 같은 엄마들은 가르쳐야 할 애들이 있기도 하고, 남편이 일을 못 하는 사람도 있어요. 최소한 생활은 할 수 있는 임금을 주면서 ‘최저임금’이라고 해야 하지 않나요?
그래서 우리는 파업이 끝나고도 최저임금 집회에 나갔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런 집회에 열심히 참석하고 힘을 모아 싸울 거예요. 정규직 노동자들도 같이 힘을 실어 주면 좋겠고요.
우리 파업이 이기니까, 다른 작업장에선 미리 겁먹고 임금을 올려 준 곳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용기가 안 날 수 있지만 싸우다 보면 승리할 수 있어요. 지금 투쟁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용기를 갖고 힘을 내면 이길 수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필요해요. 미리부터 ‘우리는 안 돼’ 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승리는 꼭 오게 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