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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고용전략 2020:
정규직·비정규직 연대로 맞서야 한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노동 유연성을 확대하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국가고용전략 2020’을 추진하려 한다. 정부는 최근 경제정책조정회의와 국무회의 등에서 관련 규정·제도를 도입키로 했고, 곧 있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간접고용을 확산할 ‘직업안정법 전부개정안’도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이것은 가뜩이나 저임금과 고용 불안 등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는 노동자들을 더 고통스럽게 할 것이다.

지난 2년간 비정규직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조건이 나은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줄어든 반면, 조건이 더 열악한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두 배로 늘었다. 조선업에는 정규직 대비 최소 81퍼센트에서 최대 4백43퍼센트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인가 하면, 자동차 산업 등에도 불법파견 하청 노동자들이 즐비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기간제법’, ‘직업안정법’ 등을 바꿔 기업주들이 ‘2년 이상 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최소한의 의무도 지지 않을 수 있게 하고 간접고용을 늘릴 수 있게 하려 한다.

또 탄력 근무제를 확대해 고용·임금 불안정성을 높이고, 기업주들이 신규 채용 없이도 노동자들을 더 효과적으로 착취할 수 있게 만들려 한다.

따라서 이런 정부 정책에 강력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현대차 비정규직 점거파업, 대학 청소 노동자 투쟁의 승승장구, 기륭전자·동희오토 노동자들의 승리 등은 비정규직 투쟁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 줬다. 민주노총은 이런 가능성을 확대하고 더 넓은 계급적 단결을 조직하며 정치투쟁 등으로 정부에 맞서야 한다.

특히 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대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사측의 비정규직 공격은 결코 정규직과 무관하지 않다.

“정규직의 고용 경직성으로 기업 부담이 증가해 신규 채용이 억제되고 있다”는 저들의 비난은 비정규직 공격의 칼끝이 정규직에 가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원하는 것은 실업과 저임금으로 고통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만을 정규직에게 돌리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 정규직 노조 이경훈 집행부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투쟁을 외면한 채 정규직의 자녀 취업시 혜택을 주자고 했던 것은 잘못이다.

바로 이런 태도가 보수 언론의 비난을 강력하게 만든 토양을 제공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재계는 점점 더 노동자들의 몫을 줄이고 기업주들의 몫은 늘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규직·비정규직이 단결해 모든 노동자들의 고용·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싸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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