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이 강요한 정전은 혁명군에게 재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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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연합(AU)의 정전 강요로 리비아 혁명은 배반당할지도 모를 심각한 위험에 놓이게 됐다.
중재안대로 정전이 되면 리비아는 둘로 나뉠 수 있으며 카다피 대령의 정권은 리비아 서부에서 계속 버틸 것이다.
AU 대표들이 머물고 있는 벵가지 시내 한 호텔 밖에서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벵가지는 리비아 동부에서 혁명이 시작된 곳이었다.
카다피와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은 AU 정전안을 거부했다.
시위대는 "카다피는 물러나야 한다" 고 외치며 대표들이 탄 차량으로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AU 제안에 독재자 퇴진이 빠진 것에 화가 나 있었다.
AU의 개입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주도하는 듯이 보도됐다.
그러나 사실 아프리카연합의 개입은 철저히 서방의 승인을 얻은 덕분에 가능했다.
AU 대표들은 오직 나토가 허락했기 때문에 ‘비행금지구역’ 사이로 비행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착륙할 수 있었다.
유럽연합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공화국, 말리, 모리타니의 대통령 들과 우간다 외무장관으로 이뤄진 아프리카 대표단을 승인했다.
이들 지도자들 가운데 그 누구도 민중 혁명의 이익을 대변하려 하지 않는다.
정전안은 리비아 혁명에 서방이 개입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보여 준다.
나토는 공습을 멈추지 않고 있고, 혁명을 일으킨 사람들의 생명을 걸고 카다피와 협상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너무 절망적인 탓에 벵가지의 많은 사람들이 유엔과 서방의 도움을 바랐다.
처음에 혁명가들은 서방의 공습 덕분에 자신들이 카다피 정권과의 전투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지금 서방 공습의 목표가 혁명의 요구들을 실현하는 것이 아님이 똑똑히 드러났다.
진정한 변화를 이루겠다는 바람 때문에 리비아인들은 거리에 나섰고 투쟁에서 목숨을 잃는 것까지 각오했다.
튀니지와 이집트 민중이야말로 진정한 인도주의적 개입이 무엇인지 보여 줬다.
튀니지 사람들은 리비아 서부에서 카다피군을 피해 피난한 많은 리비아인들을 기꺼이 자기집으로 맞아 들였다.
이집트 사람들은 리비아 동부에서 카다피를 피해 도망 온 사람들을 도왔다.
최근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많은 리비아인들이 참가했다.
리비아인들은 이 집회에서 리비아 혁명을 상징하는 깃발을 들었다.
서방 개입의 본색이 드러나자, 일부 반란군은 환멸감에 빠졌다.
전세가 교착 상태 빠져든 상황에서 반란군들은 자기편 머리 위에 서방의 폭탄이 떨어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또, 혁명의 미래를 좌우할 협상이 밀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협상들은 흔히 카다피 정권에서 최근 이탈한 사람들과 서방 특사들 사이에서 벌어진다.
혁명 초기에 생겨난 민중 민주주의의 기관들은 더는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AU 정전안이 선포된다면, 그것은 리비아 서부에서 혁명을 일으키는 것을 포기하는 것을 뜻한다.
그곳에서 카다피에 맞서서 싸웠던 사람들은 카다피의 처분에 맡겨지게 될 것이다.
전 세계 활동가들은 중동에서 모든 서방 개입을 중단시킬 때까지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