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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열의 있는 학생들로 등록금 투쟁 지도부를 구성해야

“학교 측이 등록금 인상을 철회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5월 12일 비상학생총회로 모입시다.”

고려대 학생들이 2차 학생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미 3월 31일 1천5백 명이 참가해 6년 만에 비상학생총회를 성사했고, 총장실 점거 농성도 한 달 넘게 진행했다.

투쟁에 밀린 학교 당국은 면학 장학금 10억 원을 확충하고 졸업시 한자자격 시험 폐지, 영어강의 자율화 추진 등을 하겠다는 양보안을 냈다.

3·31 총회 전부터 점거 농성을 반대했던 중앙운영위원회는 투쟁 지도부로 자격이 없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등록금 인상률은 단 1퍼센트도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4월 25일엔 점거 농성 중인 학생들에게 ‘무한한 인내로 기다렸다’며 징계 협박 공문까지 붙였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두 배나 오른 등록금을 참아 온 학생들이야말로 인내심이 바닥이 날 지경이다. 한 달 넘게 농성장을 지킨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 철회를 바라는 학생들을 대변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근 학교 당국에 영향을 받은 일부 학생회장들의 제기로 총장실 점거 농성이 중단됐다. 이 학생회장들은 ‘지금은 협상 국면’이라며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농성 중단을 관철시켰다.

일부 과 학생회장 등 46명이 연서명해 중앙운영위원회 결정에 항의하고 총회준비단 회의에 참가한 문과대 학생회와 다함께 고려대 모임 등이 농성을 지속하자고 주장했지만, 총학생회와 학생행진 경향 활동가들은 ‘점거를 지속할 동력이 없다’며 반대했다.

물론, 점거가 대중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일부 활동가들의 헌신에 의존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등록금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없어져서는 아니다. 오히려 3월 31일 비상학생총회 이후 투쟁 동력을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한 게 문제다. 총학생회는 중앙운영위원회가 등록금 투쟁을 이끌어야 한다는 형식적인 생각에 집착하느라 총회 이후 제대로된 투쟁 계획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고려대 중앙운영위원 중 다수는 비상학생총회 전부터 점거 농성을 반대했다. 학생회가 열의 있게 투쟁을 이끈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투쟁에 열의있는 학생들이 실질적인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지난해 영국에서도 등록금 인상에 맞선 보수당사 점거를 주도한 것은 학생회가 아니라 투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었다.

1천25명이 2차 학생총회 발의를 위해 서명했듯이, 지금 투쟁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존재한다. 활동가들은 이런 학생들을 대변해 투쟁을 지속·확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지금 인하대, 덕성여대 등에서 등록금 동결을 위한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등록금 투쟁을 지지하는 여론이 크다. 고려대 학생들도 실질적인 지도부를 구성해 비민주적인 학교당국을 비판·폭로하면서 투쟁을 지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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