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계약직 정규직화 요구를 탄압하는 성공회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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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계약직 행정직원 정규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학교측을 상대로 2차 면담을 요청했다.
그런데 학교측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기 싫다”며 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대위에서 걸어놓은 플래카드 때문에 학교에 무슨 커다란 비정규직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등 끝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비대위는 학교측의 철거 요구를 거부하고 오히려 더 많은 배너를 걸고, 학교측이 2차 면담에 응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
한편, 현재 비대위 활동을 하고 있는 ‘교양 영어담당’ 행정직원이 계약만료되는 6월이 다가오면서 행정직원들이 직접 나서서 대학본부 본관 앞에서 팻말을 들고 30분간 침묵시위를 했다. 최근에 성베드로학교 관계자의 직계가족이 학교의 직원이 된 것 등을 폭로하는 배너를 걸었다.
그런데 학교측은 이번주 월요일에 열린 ‘최고경영자교육과정’에 잘 나가는 CEO들이 비대위 배너를 보는 것을 우려해서인지, 비대위의 배너를 모두 강제 철거해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짓을 저질렀다. 동시에 한국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 성공회대분회가 지난해에 자살한 ‘고 서정민 비정규직 교수’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건 배너도 함께 철거했다.
이것을 본 비대위 활동가들은 크게 분노해 5월 31일 70여 명의 대학생, 대학원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학교측의 행동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여기서 계약직 행정직원들이 비대위의 2차 면담 요청에 대한 학교 반응을 보고하고, 학교 당국의 현수막 강제철거를 규탄했다.
학부생, 대학원생들이 “성공회대학교의 모토 '인권과 평화의 대학'은 '총장의 인권과 평화의 대학'이냐?”, “학교측의 배너 강제 철거와 같은 탄압에 대해 우리는 더 강하게 투쟁할 것이다" 등의 주장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집회 이후에 구호를 외치며 총무처실을 방문했다.
학생들은 “‘진보’ 없는 성공회대? ‘민주주의’의 기본도 없다!”, “비대위 대화요청에 현수막 철거 왠 말이냐!”, “친인척 채용문제, 학교측은 해명하라!” 구호를 외쳤다.
그러다가 총무처장이 나타났다. 총무처장은 학생들에게 “인민재판을 하는 것이냐?”, “비대위 플레카드 강제철거는 내 마음이다”라는 등의 망언을 해 현장에 있던 학생들을 황당하게 했다.
총무처장은 “우리는 한번도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 바가 없다. 오히려 비대위가 ‘사실관계’와 다른 ‘친인 척 채용’을 규탄하는 플레카드를 붙인 것은 학교에 대한 명예훼손을 한 것이기에 끝까지 사과할 생각이 없다” 하고 말하기도 했다.
정리집회에서 행진을 이끌었던 대학원 학생대표는 “우리는 이 자리에서 총무처장의 뻔뻔한 행태를 알게 됐다. 다음 번에는 총장실을 찾아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