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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분출한 네이멍구 몽골족의 반정부시위

한 몽골 유목민의 죽음이 중국 소수민족 중에서도 제일 독립운동이 약했던 몽골족들을 저항에 나서게 했다.

내몽골 자치구는 중국 내에서 석탄과 희토류 생산량이 많은 지역이라, 중국의 4대 공업도시가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석탄은 베이징 전력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서 ‘베이징의 발전소’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네이멍구의 경제 발전은 평범한 몽골족들에게 이익을 주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필수적인 자원이 있는 이 지역을 통제하고자 한족들을 강제이주시키면서 몽골족들을 쫓아냈고, 이익 역시 대부분 한족들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석탄개발 과정에서 유목민족인 몽골인들 삶에 필수적인 목초지는 파괴됐고, 유목민들은 도시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몽골 유목민 메르겐은 바로 이러한 탄광 개발로 목초지와 가족의 삶이 파괴된 것에 항의해 시위를 벌이다 석탄 운반 트럭을 가로막았고, 한족 트럭 운전사는 그를 향해 돌진했다. “몽골족 목숨 몇 푼”이라는 망언까지 했다.

메르겐의 죽음에 분노한 몽골인들은 지난 23일부터 6일 동안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특히 24일엔 시린하오터시 정부 청사 앞 시위에 학생 등 2천여 명이 참가했다. 몽골족의 대규모 시위는 30년 만에 처음이다.

상당히 놀랍다. 내몽골은 몽골족의 인구가 20퍼센트 이하고, 중국 정부가 독립운동을 차단하기 위해 ‘공산당에 협력한 몽골족’들을 미화하는 영화를 만드는 등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 유학 시절 내가 만난 외몽골인은 “내몽골의 몽골족들의 민족의식이 매우 낮다” 하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톈안먼

한편 중국 정부는 이집트 혁명처럼 이 시위가 국가에 대한 도전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철저히 억압하고 있다. 내몽골 전 지역에서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제하고 수도인 후허하오터우에 공안과 무장경찰을 파견하고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특히, 6월 4일 톈안먼 항쟁일이 다가오기 때문에 더 경계하는 듯하다.

물론 중국 정부는 강력한 국가통제력으로 ‘저항’을 진압하는 데 성공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제 위기와 온갖 차별로 억눌려 왔던 중국 인민들의 저항을 완전히 막지는 못할 것이다.

1989년 톈안먼 항쟁 당시에 당시 억압받던 위구르족 학생들이 항쟁지도부에 같이 참가해서 중국 정부에 저항한 것처럼 투쟁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민족 간 차별 정서가 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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