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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강령 후퇴를 비판하는 목소리 - 김혜영 민주노동당 전 충남도당 위원장:
“강령 후퇴는 진보대통합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당 대회에서 이루어진 민주노동당 강령개정의 결과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다.

우선은 진보대통합을 앞둔 시점에서 민주노동당이 당의 정체성을 바꾸면서까지 당 강령을 개정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고, 또 하나는 논란이 많았던 '사회주의의 원칙과 이상을 당 강령에서 삭제하는 것'에 대해서 좀 더 많은 논의가 있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 시기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이번 민주노동당 당 강령 개정이 진보신당이 진보대통합에 대해 통합파와 독자파 등으로 나뉘어 있는 진보신당 당 대회에서 통합 결정을 낙관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시기적으로 민주노동당 강령 개정이 진보신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민주노동당에서 당 강령 개정을 통해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후퇴시켰고 이는 진보신당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둘째는 대의원 30퍼센트가 반대하고 수많은 당원이 반대 서명을 했던 당 강령에서 '사회주의 원칙과 이상을 빼는' 문제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당내 토론과 '진보대통합과 새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연석회의' 차원에서 토론이 필요했는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간신히 대의원 3분의 2의 동의를 얻긴 했지만 이런 절차적 문제를 안고 있어 진보대통합 정당 건설을 앞두고 당 강령 개정이 민주노동당의 입장으로 힘 있게 추진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당내에서뿐 아니라 진보대통합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진보신당, 민주노총, 진보교수연합 등에서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이번에 당 강령이 개정되긴 했지만 새로운 진보대통합 정당의 강령을 협상하는 테이블에서 '개정된 민주노동당 당 강령'이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주장하면 안 될 것이다.

당 지도부는 협상장에서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진보대통합 정당 건설에 개정된 당 강령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 길만이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과의 통합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보여 줄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