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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파업 일기(7월 2일):
"연대의 힘 덕분에 외롭지 않은 싸움"

이 글은 유성기업 여성 대의원이 쓴 파업 일기다. 그동안 파업 일기를 연재하던 아산 공장 조합원은 노조의 다른 업무 때문에 당분간 일기를 보내오지 못하게 됐다. 〈레프트21〉이 이 여성 노동자의 일기를 연재한다.

아침에 간단한 집회를 하고 몇 개의 동영상을 봤다. 〈대전 MBC〉가 방송한 ‘시사플러스’는 우리가 무엇 때문에 투쟁하고 있는지를 자세히 다뤘다.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밤에는 자고 낮에 일하겠다’는 당연한 얘기를 하고 있을 뿐인데, 그게 뭐가 잘못됐다고 이렇게까지 하는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아파하고 피해를 봐야 하는지. 일하고 싶다는데도 왜 공장에 못 들어가게 하는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이 밀려 왔다.

6월22일 아침에 용역들이 우리에게 소화기를 던지는 영상도 봤다. 어찌나 무식하게 때리고 소화기를 던지든지…. 자기들은 헬멧도 쓰고 방패도 가지고 있으면서, 아무 보호대도 없이 맨몸인 사람들에게 무지막지하게 던졌다. 너무 끔찍하고 무서워서 회사에 정이 떨어지려 했다.

그동안 내가 알던 회사는 이런 곳은 아니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괴물처럼 변했을까. 회사는 사람 목숨을 담보로 폭력을 휘두르고도 뭐가 그리 당당하고 떳떳한가.

경찰은 또 왜 이들을 지켜주는가. 내 목숨, 내 일터, 내 회사를 지키겠다고, 일을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에겐 폭력을 휘두르고 연행을 하고. 이게 무슨 짓인지.

정말 마음 속으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 답답함, 억울함….

오후에는 시국 기도회와 천주교 미사가 있었다.

2011년 7월 2일 오후 유성기업 앞에서 ‘야간노동 철페! 민주노조 사수! 용역폭력 규탄!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위한 시국기도회’와 천주교 미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경찰이 집회를 불허한 이후, 공장 앞에서 처음 열린 행사이다.

출근투쟁을 할 때마다 항상 경찰들이 막아서 공장 정문 구경을 못한 지도 꽤 오래됐다. 그래서 오늘도 당연히 공장 앞에 가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종교계 덕분에 오랜만에 정문 나들이를 할 수 있었다.

정문 앞에서 열린 기도회는 한편으론 좋았고, 한편으론 낯설었다. ‘기분이 묘했다’라고나 할까? 힘 주고 승리하라고 이곳까지 오신 것도 감사한데, 우리를 위해 기도도 해주시고.

처음 접해보는 천주교 미사는 생소하고 어색했지만, 응원을 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

기도회를 마치고 사회당이 가져온 ‘희망의 족발’로 연대를 오신 동지들과 뒷풀이 시간을 가졌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많은 동지들이 오시는 걸 보면 외롭지 않다. 든든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항상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어보는 트위터 사람들. 본인들도 투쟁하면서 힘내라고, 같이 연대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분들. 오늘도 함께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도 이 분들의 격려와 응원의 힘을 받아 힘차게 투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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