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일 팔레스타인 연대 서울 집회와 행진:
베네수엘라 민중에게 연대를 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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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이 새해 첫 서울 도심 집회를 열었다. 강풍에 눈발이 가로로 날리는 매서운 추위에도 참가자들은 기세 좋게 구호를 외쳤다.
첫 연설을 한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는 학살이 계속되고 있음을 폭로하고, 이를 방조하거나 돕는 각국 정부들을 규탄했다.
“가자에는 휴전이 없습니다. 폭격이 쉴 새 없이 이어지고 ⋯ 전투기가 못 다한 일을 추위와 굶주림이 끝내고 있습니다.
“우려 표명은 폭탄을 멈추지 못합니다. 살상을 멈추는 것은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압박입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의 홍덕진 목사는 연대를 지속할 결의를 다지는 연설을 해 큰 박수를 받았다.
“북방의 시린 겨울바람을 뚫고 모인 우리의 기도와 외침이 가자지구의 아이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점령자들에게는 준엄한 심판의 소리가 될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이 해방되고 그 땅의 모든 눈물이 닦이며, 고난의 땅이 기쁨의 춤터가 될 때까지 평화를 향한 우리의 행진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번 집회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대통령 마두로를 납치하고 베네수엘라를 압박하는 가운데 열렸다. 그런 만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공동의 적에 맞서 싸우는 베네수엘라 민중과 연대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조됐다.
팔연사는 9일(금)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집회 사회자인 김지윤 활동가는 각국 정부들과 이재명 정부의 행태를 폭로하고 연대를 촉구했다.
“가자지구 학살을 막을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던 서방 정부들은 베네수엘라 침공에도 ‘우려’만 표할 뿐입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에게 비판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위선자들이 강요하는 침묵을 거부하고, 학살과 점령의 종식을 위해 전 세계가 일어서야 합니다. 이 강력한 양심의 외침은 라틴아메리카를 향해서도 메아리쳐야 합니다.”
재한 미국인 레베카 씨도 연설에서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강조했다.
“세계의 ‘지도자’들은 네타냐후와 트럼프의 발에 입을 맞추고 있습니다. 인종학살을 끝내고 천대받는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데에 있어 우리는 이런 자들에게 기댈 수 없습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레베카 씨는 최근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자국민을 사살한 사건을 언급하며 “이스라엘 지지자들은 이스라엘 점령군의 전술을 자국민을 상대로도 사용하고 있다”고 트럼프를 규탄했다.
일본의 국제자원봉사센터(JVC)에서 활동해 온 나나미 씨는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국경없는의사회·옥스팜 등 37개 NGO들의 활동을 금지한 것을 규탄했다.
“생명을 구하는 인도적 지원 활동을 멈추게 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며, 우리는 결코 이를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나나미 씨는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일본 정부도 비판했다.
“현재 일본의 국회의원 15명이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 ‘사이버 보안을 배우러’ 간다고 말합니다. 일본 정부는 이스라엘로부터 무기를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2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보아 온 것일까요?
“저는 부끄러움과 분노를 느낍니다. 우리는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행진에 나선 시위대는 미국 대사관 앞을 지나 조계사를 거쳐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행진을 마무리했다. 미국 대사관 앞에서는 인종학살 지원을 규탄할 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공격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행진 대열 주변에서는 자원자들이 행인들에게 연대를 촉구하는 유인물을 반포했다. 눈을 뜨고 걸어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날씨였지만, 그럼에도 많은 행인들이 주머니에서 손을 빼서 기꺼이 유인물을 받아갔다. 함께 구호를 외치며 호응하는 관광객들도 있었다.
향도자는 “팔레스타인과 베네수엘라 공동의 적에 맞서 연대를 키워나가자”고 강조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다음 주 토요일(1월 17일)에는 이태원에서 팔레스타인 문화를 배우고 느끼며 연대를 다지는 행사인 ‘팔레스타인에서의 하루’가 열릴 예정이다.(관련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