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당권파 지도부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위한 9.25 임시당대회를 발의했다. 9월 23일 민주노총 중집회의에서도 참여당과의 통합 문제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점쳐지는 가운데,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을 인터뷰했다.
참여당이 자신도 진보세력과 통합하겠다는데, 그 당이 진보적 가치에 동의하는 게 무엇인지 저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유시민 대표는 노무현 정부 시절의 핵심 인사로, 한미FTA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이르기까지 반노동자·반민중적 정책을 이끌어 왔습니다.
이런 당을 진보라고 갖다 붙이면 노동자 정치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민주노동당이 참여당과 통합하면, 현장은 거기에 동의하는 자와 동의하지 않는 자로 구분될 것입니다. 현장의 힘을 하나로 모아내기 대단히 힘들어질 것이고, 민주노총에선 배타적 지지 방침이라는 것도 있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특히 저같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것은 정말 정치적 야합이고 의원·지방자치 권력의 뱃지를 향해 가는 것이라고 볼 겁니다. 신자유주의 세력과 손을 잡고 권력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노동자 정치가 아닙니다.
껍데기만 갖고 내년 총선을 향해 너무 서두르면 오합지졸이 되든가 이합집산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선 ‘우리도 하나로 묶지 못하면서 무슨 한나라당을 욕하고 민주당을 욕하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장에서 제2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목표와 전략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민주노총 중집 내에서도 참여당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정치적 성향,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단일 안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민주노총 산별 대표자 회의나 중집 회의에서 참여당 문제에 관해 명쾌하게 ‘통합은 아니다’ 하고 답을 못 내고, ‘참여당 문제로 논란이 돼서는 안 된다’는 어정쩡한 입장만 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민주노총 중집은 최소한 국민참여당이 정권을 잡았던 시절, 노동자들에게 어떻게 해 왔는가를 봐야 합니다. 그 많은 열사들을 기억한다면, 지금 참여당과 통합을 논의하고 같이 하는 것이 진보정치, 노동자 정치, 계급 정치의 근본을 훼손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내야 합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도 진보정당들 중에 우리 후보를 정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런데 [일부는] 이것을 무시해 버리고 진보대통합 논의를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습니다.
만약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참여당과의 통합 반대 견해를] 내지 못하면, 민주노총 산하에서 자기 주장을 분명하는 동지들이 그런 입장을 가시적으로 밝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