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사측의 가증스러운 작태가 계속되고 있다.
눈물까지 흘려가며 ‘국회 권고안’을 수용했던 조남호는 정작 교섭이 시작되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교섭에 나온 사장 이재용은 “왜 그런 약속을 했는지 원망스럽다”며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이명박과 우파가 한진 사측의 이런 태도를 부추기고 있을 것이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무사히 땅을 밟길, 한진중공업에서 쌍용차 같은 비극이 벌어지지 않길 바라는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은 짓밟히고 있다.
저들이 저렇게 나오는 이유는 자명하다. 2년간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들의 기세를 꺾어 놨는데, ‘희망버스’에 밀려 양보하게 되면 이후 노동자들을 쥐어짜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민주파 노조 집행부 당선으로 이런 우려는 더 커졌을 것이다.
저들이 저렇게 버티는 동안 김진숙 지도위원은 크레인에서 다시 겨울 이불을 꺼내고, 해고자들은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서 노숙 농성을 시작했다.
최근 한진중공업 사측이 “불안한 노사관계로 계약이 안 된다”며 2백60명을 유급휴직하겠다고 압박한 데서 볼 수 있듯, 더 큰 투쟁으로 저들을 굴복시키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은 계속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한겨레〉가 한진 사측을 비판하면서도 “노조 역시 타협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지금 교섭 파행의 책임은 전적으로 사측에게 있다. 이들은 역겹게도 “처벌” 운운하며 김진숙 지도위원의 사과문을 요구하는 등 어거지를 쓰고 있다.
따라서 사태 해결의 진정한 방안은 지금까지 ‘희망버스’가 해 왔던 것처럼, 연대와 투쟁으로 사측과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금속노조, ‘희망버스’가 민주노총에게 전국노동자대회의 부산 개최를 요청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이런 요구를 수용해 11월 26일 부산에서 2차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다. ‘희망버스’도 이때에 맞춰 6차 희망버스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11월 13일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는 1차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를 외쳐야 한다. 그리고 11월 26~27일 부산에서 다시 한 번 ‘희망버스’의 저력을 보여 줘야 한다. 그래서 조남호를 무릎 꿇리고 승리의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