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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현상:
반보수·반특권층 정서와 접속하기

정치풍자 인터넷 라디오 방송인 〈나는 꼼수다〉 열풍이 거세다.

인터넷 다운로드 수는 이미 국내 1위를 넘어섰고 진행자인 김어준의 저서 《닥치고 정치》는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 방송의 매력은 기성 언론이 외면하는 이명박 정부와 ‘1퍼센트’ 특권층의 기득권 지키기 ‘꼼수’에 대한 ‘꼼꼼한’ 폭로와 신랄한 야유다.

〈나꼼수〉는 이명박의 BBK 의혹 총정리로 첫 회를 시작했다. 한국 특권층은 머리 속에 ‘자기 먹을 것’밖에 없는 “순결한 동물”이고 그 점에서 이명박은 “뇌가 완전 청순”하다고 야유한다.

이런 속 시원한 폭로는 특권층 정부의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과 반민주 행태에 질린 노동계급 청년세대의 불만과 반보수 정서에 부합한다. “쫄지 말자”는 외침은 위안이 될 만도 하다.

김어준은 이명박이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는다”고 비판하는데, 이런 비판은 국가가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하고 투표로 나쁜 정치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개혁주의적 각성과 맞아 떨어진다.

문제는 대안이다. 김어준은 민주당이 “욕심만 많고 … 멍청한 큰 형”이라면서도 진보정당이 “민주당을 포함한 보수와 자기들을 분리해 내겠다는 나홀로 전략”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한다. “[대중은] 진보 보수도 헷갈리고 … 신자유주의가 뭔지도 아직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엘리트적 관점에서 김어준은 문재인에게서 희망을 찾는다. ‘개혁적’ 엘리트가 주도하는 범야권통합이 정권교체의 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은 노 정권[의 실패]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 중 하나”(강준만)다.

그래서 최근 〈나꼼수〉에 출연한 도올 김용옥이 민주당과 친노 정치인들을 겨냥해 “엉뚱하게 타협[해] … 진보라는 가치를 망쳐” 버렸다고 직설로 비판했을 때 진행자들은 아무 반박도 못 했다.

진보정치 세력은 〈나꼼수〉에 호응하는 노동계급 청년세대의 불만이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제안하고, 그 안에서 급진적 대안을 토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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