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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청소·경비 노동자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홍익대는 최저임금만 주겠다고 하다가 마지막 교섭에서 겨우 20원 올렸습니다. 우리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사장님, 병원 한 번 다녀오십시오.”

입학식이 열리던 홍익대 정문, 분노에 찬 청소 노동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해 본관 점거 투쟁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올해 또다시 투쟁에 나서고 있다.

대학 청소·경비 직영화가 답이다" " 2월 29일 오후 연세대에서 열린 ‘생활임금쟁취 집단교섭투쟁 승리 총력결의대회’ 에서 청소·경비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월 21~23일 공동투쟁에 참가 중인 5개 대학 릴레이 집회는 노동자들의 분노로 가득 찼다. 지난해 투쟁의 성과로 매년 최저임금만 받던 관행을 깨고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쟁취했지만, 아직도 임금은 90여만 원에 불과하다. 고려대 조합원은 “물가인상으로 실질임금은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금 받는 돈으로는 전·월세 유지하기도 힘듭니다. 시급 5천4백10원[노동자 평균임금의 절반]이 무리한 요구입니까?” 하고 말했다.

대학들이 쌓아 놓은 적립금만 10조 원에 이르는데도 청소 노동자 생활임금은 보장해 줄 수 없다는 태도는 파렴치하다. 게다가 최근 대학들이 고위험 주식에 투자했다 손실을 입은 돈이 수백억 원에 달한다. 고려대만 해도 지난해에 2백50억 원을 날렸다.

적립금

지난해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이 사회적 지지를 받으며 승리하자, 대학 당국들은 복수노조를 만들어 노동자들을 이간질하고 투쟁력을 약화시키려 해 왔다. 홍익대 당국은 법원으로부터 교섭에 나오라는 판결을 받고서야 교섭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도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요구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대학 당국과 정부가 노조를 압박하는 것은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투쟁이 다른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높이고, 6월에 있을 최저임금 결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미 공공운수노조는 ‘지난해 청소 노동자 투쟁의 성과를 확대하자’며 산별노조 차원에서 생활임금 쟁취를 위한 여성 비정규직 공동투쟁을 조직 중이다. 청소 노동자만이 아니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보육 노동자들도 함께 실천단에 참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위기와 다가올 총선에 대한 기대 때문에 곳곳에서 노동자 투쟁이 벌어지고 있거나 준비되고 있다.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한다면, 이는 다른 투쟁에도 자신감을 불어넣을 것이다.

지난해 청소 노동자들이 승리를 움켜쥘 수 있었던 비결은 단호한 본관 점거 투쟁과 광범한 사회적 연대 때문이었다. 이 점들을 투쟁에 잘 적용해야만 올해도 승리할 수 있다.

집단교섭

집단교섭 대학이 늘어난 만큼 공동투쟁의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 노동자들이 같은 시기에 여기저기서 본관 점거 투쟁에 돌입한다면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고, 노동자들의 자신감도 더 높아질 것이다.

노조의 조직력이 높고 복수노조가 없는 고려대에서 사측이 시급 5천 원을 제시할 뜻을 내비쳤는데, 이런 양보안 때문에 공동투쟁 돌입을 주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일부 대학의 양보 분위기를 이용해 여전히 완강한 연세대와 홍익대 당국에도 임금 수준을 대폭 올리라고 압박해야 한다.

더구나 시급 5천 원은 이미 지난해 덕성여대 등에서 따낸 수준인 만큼 올해는 조직력이 강한 대학 분회가 투쟁을 통해 임금 수준을 더 올려야 마땅하다.

또 학교 당국이 복수노조를 만들어 노조를 탄압하는 상황에서, 투쟁을 통해 성과를 쟁취해야만 어럽게 결성한 소중한 노조를 지킬 수 있다. 이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학교 당국과의 크고 작은 전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연대 확대를 위해 ‘생활임금 쟁취! 여성 비정규직 공동투쟁연대’를 만들었다. 진보정당과 사회단체 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런 기구에 더 많은 단체가 참가해야 한다.

학생들의 연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연대가 중요하다. 지난해 대학에서 학생 수만 명이 지지서명을 하고 적극적으로 연대한 것이 학교를 압박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 공동의 적을 둔 학생과 노동자 들이 “임금을 올리고, 등록금은 내려라”는 요구를 내걸고 함께 투쟁하자. 이미 몇몇 대학에서 공동 캠페인이 시작됐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투쟁을 최저임금 인상 투쟁의 출발점으로 삼고 연대를 건설해야 한다. 현장 활동가들도 기층에서 연대를 확대해 투쟁이 전진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