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지배계급을 뒤흔들고 있는 급진좌파 후보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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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일 프랑스 남부 툴루즈 거리는 붉은 깃발과 배너로 물결쳤다.
프랑스 대선의 구도를 흔들고 있는 급진 좌파 정치인 장뤼크 멜랑숑을 보려고 7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멜랑숑은 ‘민중 봉기’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긴축 반대, 노동자 권리 강화, 부자들에게 1백 퍼센트 과세율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사회당 후보인 프랑수아 올랑드는 런던의 금융중심지를 방문해 ‘나는 위험하지 않다’ 하고 금융가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멜랑숑은 자랑스럽게 정반대로 선언했다. ‘나는 위험하다.’
멜랑숑이 이끌고 있으며, 공산당과 다른 좌파 단체들로 구성된 좌파전선이 이제 파시스트인 국민전선을 뒤로 하고 프랑스의 제3당으로 올라섰다.
지난주 우파 대통령 사르코지는 국민전선 지지자들에게 우파의 표를 분산시킬 게 아니라 자신에게 투표하라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사르코지는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지만 “국민전선을 지지하면 올랑드를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잃어버린 지지율을 회복하려고 사르코지의 선거운동은 어느 때보다 이슬람과 이민자에 대한 인종차별주의적 공격에 기대고 있다.
그는 2010년 연금 파업을 공격해 인기를 많이 잃었다. 또한 억만장자 릴리앙 베텡쿠르[로레알 회장]에게서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뇌물 추문에 연루돼 있다.
사르코지는 지난달 르자비 속옷 공장이 폐쇄되지 않도록 도와 인기를 만회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부자들의 친구라는 이미지만 강화했을 뿐이다. 공장의 새 소유주는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하며 사르코지와 개인적으로 친구 사이인 [루이비통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다. 이런 상황이 좌파전선의 성공을 부르고 있다.
멜랑숑은 올랑드의 긴축 예산안에 지지표를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선거가 끝난 뒤 사회당 주도 정부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대선 후 실시되는 총선에서 사회당과 협력할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다. 일부 사회당 세력들은 멜랑숑이 이런 길을 걷길 바란다. 하지만 이 길은 위험하다.
멜랑숑 지지자들은 프랑스 기성 정치권을 뒤흔들었고 누구도 긴축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산산조각 냈다.
멜랑숑은 지난 2002년 사회당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다. 하지만 그는 유럽헌법 국민투표 반대 운동을 통해 좌파 세력과 더 긴밀하게 협력하게 됐다.
독일에서 좌파당(디링케)이 거둔 성공은 그로 하여금 사회당과 단절하도록 고무했다. 독일에서 전직 장관 오스카 라퐁텐이 사회민주당을 떠나 공산당 등 다른 세력들과 함께 정당을 설립했다.
좌파전선 멜랑숑의 혜성과 같은 등장은 좌우파를 모두 놀라게 했다.
여전히 올랑드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사회당이 점점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진정한 좌파운동이 성장할 수 있는 공백이 생겨났다.
반자본주의신당(NPA)이 내부 위기를 겪고 연금 파업 패배 후 노동자 투쟁 수준이 낮기 때문에 극좌파는 이 공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