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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당선자 발언 유감:
연립정부 찬성 주장은 틀렸다

노회찬 국회의원 당선자가 최근 〈민중의 소리〉 인터뷰에서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이] 대선에서 각자가 후보를 뽑는 방식이 아니라 원 샷으로 후보단일화해야 하고, 정권도 같이 책임지는 스토리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근래 통합진보당 지도자급 인사의 입에서 나온 가장 노골적인 연립정부 찬성 입장으로 보인다.

사실 이정희 대표와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추진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은 연립정부 참여로 가는 수순이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심상정 의원도 작년 미국에서 “총선에서 교섭단체를 이루고 2012년 대선 연립정부 구성이라는 집권 전망”을 제기한 바 있다.

통합진보당 지도부가 민주당의 오락가락 행보에 대해서 폭로와 비판보다는 침묵하는 실책을 자주 범해온 것도 불길했다.

그 점에서 노회찬 당선자의 발언은 통합진보당 지도부가 연립정부 참가라는 방향을 정해 놓고 안팎의 반응을 떠보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불러 일으킨다.

연립정부를 구성한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야권연대, 즉 선거에서 이루는 후보 단일화나 정책연합과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문제다.

공동정부 하에서는 노회찬 당선자의 주장처럼 “같이 책임지는 스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립정부에 통합진보당이 참여했을 때, 가장 큰 압력은 연립정부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될 것이다.

그런데 경제 위기 속에 집권하는 연립정부는 자본주의 국가의 행정부로서 노동자를 공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압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미 민주당 정부는 두 차례 집권 기간 동안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정책들을 추진한 바 있다.

김대중 정부는 본격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해서 서비스 요금 인상과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밀어 붙였고 노무현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파병을 결정하고 한미FTA를 추진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연립정부 추진과 공동책임론에 매달리기 시작하면, 통합진보당 지도부가 노동자들과 피억압 대중의 이해관계만이 아니라 기업주들의 이해관계도 충족시켜야 하는 압력에 노출된다.

이미 KEC,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등에서 민주당과 함께 노동자들에게 점거투쟁을 접으라고 압력을 넣었던 진보정당 국회의원들의 개입은 연립정부 참여론이 노동운동에 끼칠 악영향을 힐끗 보여준 바 있다.

그동안 ‘다함께’는 불가피한 특정 상황에서 민주당과의 선거 연합 자체를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묻지마 야권연대’에는 강력히 반대해 왔다. 그런데 통합진보당 지도부가 만약 ‘묻지마 야권연대’에서 더 나아가 연립정부 수립으로 나가려 한다면, 강력한 비판과 반대 운동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