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은행 위기가 썩어빠진 체제에 맞선 저항에 불을 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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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앤디 두간이 그리스로부터 확산된 경제 위기와 긴축 반대 투쟁을 전한다. 앤디 두간은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의 스페인 자매조직 ‘엔루차’의 회원이다.
스페인이 그리스식 붕괴에 직면하고 있다는 경제지표들이 드러나면서 스페인 지배자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그들은 구제금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한다. 하지만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모든 조건들이 이미 존재한다.
스페인 국채 이자율이 최고수준에 달했고 신용등급이 곤두박질쳤다. 잔혹한 긴축정책도 전혀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했다. [최근 스페인은 20억 7백만 유로의 국채 발행에 성공했지만 같은 날 국제 신용평가업체 피치는 스페인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3단계나 낮췄다.]
값싼 신용에 기반했던 1990년대 부동산 거품이 지금 꺼지면서 경제 위기를 특히 격화시켰다. 그 결과 실업율이 엄청나게 늘어 25퍼센트에 이르렀고 매일 주택 1백70채가 압류되고 있다. 이번 위기로 은행들은 1억 4천4백만 파운드로 추산되는 대출금 손실을 떠안았다.
보수파인 국민당 정부는 지난해 11월 집권했다. 그 후 국민당 정부는 일자리 파괴와 노동권 박탈을 벌였고, 유럽에서 공공부문이 가장 취약한 나라에서 지출 삭감을 위한 전쟁을 해 왔다.
청년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청년의 절반이 실업자고, 일하는 청년 대다수도 단기 계약에 저임금을 받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거의 1백90억 파운드를 스페인에서 넷째로 큰 은행 방키아에 쏟아부었다. 그런데 80억 파운드가 개인과 기업에 대한 세금감면으로 사라졌다.
지배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단지 경제 붕괴만이 아니다. 그리스처럼 대중 저항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해 5월 15일 ‘분노한 사람들 운동’이 모든 것을 바꿨다. 이 운동은 광범한 지지를 받고 있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65퍼센트의 지지를 받았다. 비록 지역별 집회에 참가한 사람은 줄었지만, 올해 5월 12일에도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와 자본주의를 비난하며 ‘진정한 민주주의’를 요구했다.
‘5월 15일 운동’과 긴축 반대 투쟁에서 청년과 노동자 들이 서로 겹치는 상황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 공교육 방어를 위한 운동이 가장 분명한 예다. 카탈로니아, 마드리드 그리고 발렌시아의 5월 15일 투쟁에서 주로 청년 교사들이 대중집회와 운동 건설을 주도했다.
발렌시아에서는 국민당 정부의 긴축 때문에 학교에 전기가 끊겼다. 최근 파업 찬반투표에서 교사 30퍼센트가 무기한 파업을 지지했고, 40퍼센트는 징검다리 파업을 지지했다.
국민당은 이미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임기 6개월 만에 최근 안달루시아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
필요한 것은 정치 대안이다. 스페인 사회당은 국민당이 집권하도록 문을 열어 줬기 때문에 완전히 신뢰를 잃었다.
공산당이 주도하고 있는 ‘좌파연합’에 대한 투표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좌파연합이 서둘러 안달루시아 지방정부에 참가하고, ‘일시적’ 임금 삭감과 공공지출 삭감을 정당화하고 있는 것은 좌파연합의 정치적 한계를 보여 준다.
그리스와 달리 스페인에서 조직된 반자본주의 좌파는 미약하다. 하지만 거리투쟁과 파업 분위기는 저항과 전투적 정치 대안을 건설할 잠재력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