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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후예 비리 몸통 박근혜
지리멸렬 민주당을 넘어 진보 대안을 건설하자

오물 범벅 박근혜와 지리멸렬 민주당

박근혜가 결국 8월 20일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박근혜의 대선 가도에 잠복한 폭탄들이 계속 터지고 있다.

5·16 쿠데타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발언이 박근혜의 수구반동적 가치관을 드러냈다면, 부산 친박계의 돈줄인 현영희와 핵심 실세 현기환이 연루된 3억 원짜리 공천 장사는 박근혜의 뿌리가 영남의 부패 우파임을 드러냈다.

지난 4.11 총선 당시 박근혜 ⓒ이윤선

박근혜가 자신의 친위대들로 핵심 직책을 채우며 ‘박근혜당’을 만들 때부터 이런 일은 예고됐다. 지난 총선 때 후원금모금 상위 순위는 친박 후보들이 싹쓸이했을 정도다.

공천에 긴밀히 관여한 박근혜가 이 일과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과연 현영희만 그랬는지, 공천 과정 전체가 부패로 얼룩지지 않았는지 의심받고 있다. 이미 현영희의 차명 후원금이 이정현 등 친박계 15명에게 전달됐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우연이 아니다. 박근혜와 그의 지지세력들은 부패와 비리의 화신이다.

박근혜가 운영해 왔던 정수장학회부터가 박정희가 강탈한 ‘장물’이다. 2004~2011년 박근혜 후원회 고액기부자 명단에는 정수장학회 관계자들, 비리연루자들, 유신시대 고위관료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박근혜가 퍼스트레이디 시절부터 육영재단 운영 때까지 함께한 최태민 목사 관련 의혹도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미니 청와대였다”는 최태민 주위에선 각종 이권 개입과 횡령, 사기와 융자 알선 등 권력형 비리, 그리고 온갖 여성과의 스캔들 의혹이 들끓었다(〈한겨레〉).

‘차떼기’, ‘버스떼기’

한나라당이 ‘세풍’ 등 불법 대선자금을 끌어모았던 1997년 대선 때 박근혜는 선대위 고문이었고, 차떼기 불법 선거를 했던 2002년에는 선대위 의장이었다. 검찰은 박근혜가 2002년 대선 직전에 한국미래연합에서 한나라당으로 이적하면서 2억 원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2008년 총선 때는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가 비례대표 신청자에게 32억 원이나 되는 뒷돈을 받고 공천 장사를 했다.

박근혜의 ‘내 꿈이 이루어 지는 나라’ 는 현영희의 ‘국회의원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출처 현영희 인터넷 카페 캡쳐

이번 경선 때도 박근혜 캠프가 합동연설회장에 사람들을 동원하는 ‘버스떼기’를 했다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의 동생 박지만과 올케 서향희의 삼화저축은행 비리 의혹도 계속되고 있다. 서향희에 대해서는 ‘만사올통’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계속 불거지는 비리 의혹 때문에 박근혜가 내세운 ‘경제 민주화’는 오물을 뒤집어 쓰고 약발이 떨어지게 됐다. 물론 그 내용도 재벌의 콧털조차 건드리지 않는 수준이었지만 말이다. 최저임금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박근혜는 ‘경제 민주화’를 말할 자격도 없다.

최근 박정희 정권 시절 의문사한 장준하 선생의 두개골이 망치로 맞은 듯 함몰된 것이 발견됐는데, 이런 끔찍한 독재를 찬양하는 박근혜가 집권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역겹다.

최근에 꼴 좋게도 법정구속된 김승연 같은 자들만이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길 학수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박근혜 캠프 내에서 벌써 분열이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가 ‘쇄신’ 이미지를 덧칠하려고 영입한 자들과 친박 측근들 사이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보수대연합’을 강조하는 김무성을 박근혜 캠프에 영입하려는 자들과, 이것이 중도층의 등을 돌리게 할 것이라는 이상돈 사이의 갈등도 있다.

이런 위기와 분열 속에서 박근혜와 우파가 또다시 도피처를 찾아 ‘종북’ 마녀사냥에 기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도 민주노총 통일한마당에 마녀사냥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종북몰이는 박근혜의 지지층 확대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지리멸렬

이런 한계에도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민주당이 너무나 지리멸렬하기 때문이다.

이명박의 국정 운영에 찬성하지 않는 70퍼센트 중에서 민주당 지지는 36.6퍼센트에 불과하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흥행 참패 분위기로 가고 있다.

민주당 정권 10년의 쓰라린 환멸과 이명박 5년 동안 결정적 순간마다 민주당이 무기력했던 기억이 대중에게 여전히 생생한 것이다.

지금도 민주당은 노동법 개정에 찬성한다지만 정작 민주당이 집권한 지자체들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강요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온갖 그럴 듯한 약속을 해도 별 기대가 안 생기는 이유다.

그런데 통합진보당이 최악의 위기를 겪는 틈을 타, 이런 민주당이 노동계에 직접 구애하며 진보의 공백을 파고들려 하고 있다.

문제는 유시민 같은 사람이 “민주당의 왼쪽 방” 운운하며 이런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노동계 일각에서도 민주당에 기대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민주당과 구별되는 진보의 분명한 정체성과 투쟁 중심성을 분명히 하며 진정한 진보적 대안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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