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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전투기 ─ 마우스 클릭으로 민간인 학살하기

서방 열강은 자신들이 시리아에서 아사드가 벌이는 학살을 막기 위해 개입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아랍 민중을 학살하는 것은 서방 열강 자신도 해 온 일이다. 지금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미군은 무인전투기로 민간인을 학살하고 있다. 무인전투기들은 “악당들”만 죽이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영국 사회주의자 샨 러딕은 진실은 이와 다르다고 말한다.

무인전투기에는 조종사가 없다. 이 전투기의 조종사들은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 앉아 무인전투기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비추는 화면을 보며 조이스틱을 조작한다.

버락 오바마 정부는 폭격과 정찰 임무 수행의 주된 수단으로 끊임없이 이 무인전투기들을 이용해 왔다.

오바마 정부가 파키스탄에서 벌인 첫 무인전투기 폭격은 오바마 취임 3일 뒤인 2009년 1월 23일에 이뤄졌다. 미사일들은 말리크 굴리스탄 칸의 집에 떨어졌고, 그의 가족 다섯 명이 죽었다. 말리크의 18살 난 아들 아드난은 “아버지와 세 명의 형제, 그리고 사촌을 잃었다” 하고 말했다.

무인전투기 프레데터의 원격 조종실 무인전투기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사진 출처 미 공군

오바마는 총 2백78건이 넘는 무인전투기 공습을 지휘했다.

부분적으로 이것은 끝 모를 전쟁에 대한 대중의 터질 듯한 불만에 대한 대응이다. 병사들의 죽음과 부상은 이미 형편없는 전쟁의 인기를 훨씬 더 떨어뜨리고 있다.

이 때문에 무인전투기에 관한 선전의 바탕을 이루는 한 가지는 무인전투기들이 정밀하다는 것이다. 무인전투기의 열성 지지자들은 무인전투기가 표적으로 삼은 사람들만 죽인다고 주장한다. 병사와 민간인 모두에게 가장 안전한 무기라는 얘기다.

비극

그러나 연이은 비극은 이런 거짓말과 상반된다.

올해 6월 4일 와지리스탄 북부 파키스탄의 하슈켈 마을에서 미군 무인전투기가 사용된 가장 격렬했던 공습들 중 하나가 벌어져 16명이 죽고 다른 부상자들이 나왔다. 무인전투기가 미사일 두 기를 발사해 마을에 있던 가옥 한 채를 폭격했다. 그곳에 있던 6명이 죽고 다른 5명이 다쳤다.

한 부족민은 이렇게 말했다. “나중에 마을 주민들이 폭격 장소로 달려가 시신을 수습하고 가옥 잔해 속에서 부상자들을 끌어내는 등 구호 작업을 시작했을 때 그 무인전투기가 미사일 두 발을 더 쐈고 열 명이 더 죽었다.”

무인전투기의 사용이 가장 활발한 곳은 파키스탄 영토 안인데, 이곳에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국경 지대의 알카에다 전투원들(미국 주장에 따르면 그렇다)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2004년 이래 파키스탄 내에서 벌어진 3백30회의 무인전투기 공습으로 적어도 2천5백 명이 사망했다. 믿을 만한 보고들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적어도 4백82명은 민간인이었다. 서방 군대들이 전투 가능 연령대의 남성들은 절대 민간인으로 분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공습을 다룬 보고서들을 보면 끔찍하기 이를 데 없다. 2009년 6월 23일 CIA는 수천 명이 참석한 장례 행사를 공격했는데, 탈레반 고위급 사령관을 살해한다는 게 이유였다. 사망자 83명 가운데 18~45명가량이 민간인이었다.

처음에 파키스탄 정부는 암묵적으로 공습을 지지했고, 국경 인접 지역에서 테러리즘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 사이의 분노 때문에 정부는 공습을 비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미국은 무인전투기 공습으로 인한 부상자들을 도우려는 사람들까지 반복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이런 공격의 대상에는 촌락, 사원, 장례식, 결혼식 등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6월 3일 한 무인전투기 공습은 앞선 공습으로 살해된 희생자들의 장례식 예배를 위해 모인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원래 목표로 삼았던 탈레반 대원들은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0명가량이 이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5월에는 한 사원도 공격을 받았고 적어도 예배자 3명이 죽었다.

비행장

작전을 주도하는 것은 CIA고, 이 작전에 따라 멀리 떨어진 샴시 비행장에서 전투기들이 출격한다. 이 비행장은 파키스탄 영토 내에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국경에서 고작 50킬로미터 거리다. 바로 이곳에서 무인전투기들이 점검과 보수를 받으며 살인 임무에 파견된다.

파키스탄 내 미군 무인전투기 공습은 2004년의 연 1회 수준에서 오바마 정부 동안 4일에 한 번 꼴로 늘어났다. 게다가 무인전투기의 활용은 파키스탄에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6월 9일, 미군 무인전투기 한 대가 아프가니스탄 동부의 로가르를 폭격했다. 이 공격으로 결혼 피로연을 위해 모여 있던 18세 여성, 아이들, 노인들을 포함한 민간인들이 죽었다.

이와 똑같은 참사들이 2001년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략·점령한 뒤로 끊임없이 반복돼 왔다. 군부대의 야간 습격과 짝을 이룬 무인전투기 공격은 치명적이다. 미국은 2014년 말로 예정된 철군을 앞두고 이처럼 무인전투기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인전투기 공격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UN은 수백 명은 족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인전투기들도 국가가 저지르는 원격 살인의 오랜 역사의 일부다. 소형화기의 첫 개발부터, 제1차세계대전 동안 비행기들이 투하한 폭탄들을 거쳐 순항 미사일의 사용에 이르기까지, 기술은 전쟁 행위들 을 “깨끗하기 만들기” 위해 사용돼 왔다.

공중 폭격은 게르니카와 드레스덴부터 아프가니스탄까지 대중을 겁먹게 하고 도시를 파괴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저항을 분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 무인폭격기는 이처럼 오래되고 잔혹한 야만주의 전통의 최신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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