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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부실’대학 선정:
끔찍한 고통전가 중단하라!

교과부는 8월 31일, 지난해에 이어 추가로 ‘부실’대학을 발표했다. 서울 소재 대학인 국민대와 세종대를 포함해 교과부 평가 기준상 하위 15퍼센트인 대학 43곳을 ‘부실’로 낙인찍었다.

‘부실’대학으로 선정되면 정부의 재정 지원이 끊기고 그 대학 학생들은 학자금 대출을 제한받게 된다. 또 이 대학 중 일부는 퇴출된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부실’대학을 선정하고 공개하면서 구조조정 압력을 가했고 그 과정에서 벌써 대학 5개가 퇴출됐다.

또 퇴출되지 않더라도 ‘부실’ 딱지에서 벗어나려고 여러 대학들이 무자비한 학과통폐합을 추진했다. 지난해 부실대학으로 선정된 원광대는 정치외교학과, 한국문화학과 등 6개 학과가 폐과되고 5개 학과가 통폐합됐다.

이 과정에서 아무 죄 없는 학생들과 학부모·교수·교직원 들이 고통 받았다. 하루 아침에 자신이 다니던 대학이 퇴출된 학생과 일자리를 잃은 교직원이 생겨났다. ‘부실’대학으로 선정된 학교 학생들은 ‘부실 대학생’이라는 낙인이 찍혀 자존감에 상처를 입을 뿐 아니라 학자금 대출도 제한받고 취업하기도 더 어려워졌다.

그러나 정부의 부실대학 선정은 기준부터 문제투성이다. 교과부는 취업률, 재학생 충원률 등을 기준으로 했다. 이 기준은 취업률이 낮은 예술계열 대학이나 재학생 충원률이 낮은 지방대학들에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또 취업률을 평가 기준에 포함시키다 보니 대학들은 취업률이 낮은 순수학문을 통폐합시키며 대학을 ‘취업양성소’로 전락시키고 있다.

책임 전가

그러나 낮은 취업율의 진정한 책임은 정부와 기업에게 있다. 삼성·현대와 같은 기업들은 막대한 순수익을 올리면서도 신규 일자리를 만들지 않았고, 정부는 부자들에게는 막대한 돈을 퍼 주면서도 일자리 창출 공약은 지키지 않았다.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은 이렇게 자신이 낳은 실업의 책임을 떠넘기며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끔찍한 고통을 주는 것이다.

또 정부가 진정으로 ‘부실’대학을 바꾸고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고 싶다면 정부의 대학 지원을 시급하게 늘려야 한다. 한국의 고등교육 지원 비율은 GDP 대비 0.6퍼센트로 OECD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부는 지원은 내팽개치고 대학 평가 기준에 산학협력 수익률 등을 포함시키며 대학의 시장화를 더욱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의 구조조정은 이번에 선정된 일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부실’대학으로 선정되지 않은 대학들도 ‘부실’대학으로 선정되지 않으려고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

최근 대전의 한 대학 교수는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여야 한다는 압력에 시달리다 자살하기도 했다. 또한 국공립대학들에게는 총장직선제 폐지 유무를 평가지표로 내세워 총장직선제를 폐지하지 않은 국공립대학들을 구조조정하려 하고 있다.

교육 공공성을 파괴하고 대학 구성원들을 고통으로 밀어 넣는 살인적인 대학구조조정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진정으로 부실한 대학은 퇴출시킬 것이 아니라 국공립대로 전환하고 재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부실’대학 구조조정이 전체 대학에 구조조정 압력을 강화하고, 실업과 열악한 교육의 책임을 청년들에게 전가하려는 시도이니 만큼 이에 반대하는 광범위한 투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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