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인 시카고에서, 교사들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5년 만에 파업을 벌이고 거리를 가득 메웠다.
9월 10일에 찬성률 98퍼센트로 파업에 돌입한 노동자 2만 6천여 명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민주당원인 시카고 시장 람 임마누엘에 맞선 노동자들은 고용계약 준수, 노동조합 탄압 시도 중단, 교사들을 경쟁으로 몰아넣고 해고를 쉽게 하는 교원평가제 반대 등의 요구를 걸고 싸우고 있다.
이번 파업은 여러 면에서 역사적이다. ‘노동조합의 도시’로 불리지만 교사들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결해 피켓 라인을 만든 것이 25년 만인데다,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수천 명이 거리 시위에 함께하고 있다.
롬니는 “교원노조가 학생들을 볼모로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고 있다”며 파업 노동자들을 비난했다. 오바마는 자신이 ‘(교원 노동자 편이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편’이라고 주장하며 파업과 거리를 두고 있다. 노동자 투쟁이라는 시험대 위에서 둘 사이의 계급적 공통점이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파업을 지지하는 것은 ‘99퍼센트’를 지지하는 것이다. 이미 시카고의 학생·학부모 들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도 파업에 연대하며 지지 행동에 나서고 있다. 국제 단체들의 연대 성명도 줄을 잇고 있다. 해고를 쉽게 하는 조처들에 맞서 노동조합 탄압을 분쇄하려 한다는 점에서도 이 투쟁은 모든 노동자 계급을 위한 투쟁이다.
시카고 교원노조 소속 교사 조합원은 파업이 성장하는 운동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노동자의 날] 행진에 참여했던 제 동료는 이제 전환점이 왔다고 말했어요. 우리가 더는 혼자가 아니라고 느낀 거죠.”
지난해 초 위스콘신에서 공공부문 노동자와 시민 수만 명이 주의회를 점거한 데서 시작한 반란이, ‘점거하라’ 운동으로 탄력을 받아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간에 미국의 운동은 계속 성장할 조짐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