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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2013 새로운 교육 실현을 위한 범국민대회’:
교원의 법정정원 폐기 시도 중단하라

지난 5년 동안 교육 현장에 ‘절망’과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 이명박 정부가 마지막까지 더러운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

최근 교과부는 학교 폭력 학생부 기재를 거부한 전북·경기·강원교육청을 특별감사하고,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김상곤 경기교육감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전현직 교장 23명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고, 세 교육청 소속 교육공무원 1백65명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교원의 법정정원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현재의 교원 법정 기준인 ‘학급당 일정한 교원 수’를 삭제하고, 예산과 학생 수에 따라 교원 수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또, 교과전담·보건·전문상담·사서 등의 교사들 배치 기준도 삭제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법정정원을 지키지 않아 오던 정부가 이제는 아예 법을 없애 버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경제 위기 심화에 따라 정부 재정부담을 줄이고,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감소하는 것을 감안해 교원 수를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정비를 하려는 것이다.

교원정원 기준이 학생 수로 바뀌면,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는 학교통폐합을 강요당할 것이 자명하다. 실제 전북도교육청은 “교원 배치 기준이 학생 수로 바뀌면 현재 78퍼센트에 그친 교원 법정정원 확보율이 20퍼센트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또, 교과전담·보건·전문상담·사서 등의 교사들 배치 근거가 없어지면, 교사들의 수업 시수 확대와 기간제 교사가 증가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의 교육여건은 학령 인구의 자연 감소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으로 매우 열악하다.

중등교사의 교원 법정정원 확보율은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70퍼센트대로 떨어져 현재 78퍼센트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특수교사는 55.9퍼센트에 불과하다. 법정정원에 따라 부족한 교원 수가 무려 4만여 명에 이른다.

2012년 OECD 교육 지표 조사 결과 OECD 평균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14.4명이고 한국은 19.75명이다. 또한 OECD 평균 학급당 학생 수가 초등학교 21.2명, 중학교 23.4명인 반면 한국은 초등학교 27.5명, 중학교 34.7명에 달한다.

교사들이 아무리 유능할지라도 학생 숫자가 너무 많으면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법정정원은 교육의 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었다. 전교조와 교육운동 단체들이 교사 법정정원 확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싸운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와 교과부는 오직 경제 논리만 앞세워 경쟁교육을 강화하며 교육을 황폐화하고 있다.

정부의 법정정원 폐기 시도에 전국 14개 시도 교육감들이 반대 의견을 내기로 하고, 교총 내부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보면, 최근 교과부의 시도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것인지 알 수 있다.

5월 19일 전국교사대회 법정정원은 교육의 질 담보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대중행동

반갑게도 전교조와 교육운동 단체들이 곧바로 투쟁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전교조는 신속하게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조합원 투쟁 지침을 내렸다. 10월 22일부터는 법정정원 폐기 시도와 다른 현안 쟁점을 묶어 집회와 농성을 시작한다. 그리고 11월 3일에 예정된 ‘2013 새로운 교육 실현을 위한 범국민대회’(이하 범국민대회)에 대규모로 모여 투쟁을 벌이겠다고 했다.

다만, 전교조 계획이 지나치게 상층 지도부 농성에만 맞춰져 있는 것은 조정될 필요가 있다.

교과부의 법정정원 폐기 시도는 교원의 불안정성 강화, 수업시수 확대, 작은학교 통폐합 시도, 기간제 교사 증가 등 교육 현장을 망가뜨리는 시도여서, 기층 교사들의 반발이 상당하다.

또, 교육여건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학부모와 학생들, 임용고사라는 바늘 구멍을 통과해야 하는 교대·사범대 학생들의 분노도 크다.

교사 활동가들은 기층 교사들과 더 많은 노동자·학생이 참가할 수 있는 더 적극적인 계획을 촉구하고 건설해야 한다.

이미 일부 활동가들이 ‘법정정원 폐기 시행령 반대, 법정정원 1백 퍼센트 충원,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감축하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명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런 활동은 더 확대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교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된 교원평가 거부와 학교 폭력 학생부 기재 입력 거부 같은 현장 투쟁이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조직해야 한다.

그리고 오는 11월 3일, ‘2013 새로운 교육실현국민연대’가 주최하는 ‘범국민대회’에 교사들의 불만과 투쟁을 결집시켜야 한다. 이날 전교조와 파업을 준비 중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교육에서 “경쟁이 아닌 협력을, 차별이 아닌 지원을”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을 것이다.

이러한 대중행동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교육 개악 시도를 저지하고, 진보적 교육개혁 과제들이 올해 대선 등에서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