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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총회 성공을 디딤돌 삼아 투쟁을 건설하자

6월 16일 1020 총회 투쟁 승리를 위한 공무원 노조 결의대회 ⓒ고은이

올 한 해, 공무원노조는 10월 20일 총회 투쟁을 성사하려고 전국 곳곳을 누볐다. 현장 조합원들은 임금 인상과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 등 빼앗긴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는 노조 계획을 지지했다. 순회단이 가는 곳이면 전국 어디서든 박수 소리가 들렸고, 조합원들은 함께 팔뚝질 하며 “가자! 잠실로!”를 외쳤다.

사실 그동안 현장의 불만은 켜켜이 쌓여 왔다. 최근 7년 생활물가는 25.5퍼센트 올랐고 국공립대 등록금은 40.2퍼센트나 올랐는데, 공무원 임금은 수당을 모두 합해 겨우 13.4퍼센트 올랐다. 정부와 언론은 경제가 어렵다며 공무원에게 ‘허리띠를 조여라’ 했지만, 실제로는 우리 ‘넥타이’까지 조여 왔다.

이런 고통전가 속에서 정부는 노조를 계속 탄압했다. 노무현 정부는 ‘법 내’로 안 들어온다고, 이명박 정부는 ‘법 내’로 안 받아 주겠다고 탄압했다. 그래서 3천여 명이 징계를 받았고, 여전히 1백36명이 해직자다.

한편 이명박의 레임덕은 노조가 활력을 되찾게 했다. 요컨대 이번 총회 투쟁의 성공은 이명박의 레임덕 상황에서 실질임금 삭감에 대한 조합원의 불만이 현장 간부들의 헌신적 활동을 매개로 조직된 결과다.

총회 투쟁에서 얻은 자신감을 가지고 현장으로 돌아가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 이미 정부는 내년 공무원 임금을 2.8퍼센트만 올리겠다고 했다. 총회만으로 이를 되돌리기는 만만찮은 일이다. 현장 지부에서 좀 더 단단하게 싸워, 수당 인상 등을 통해 실질임금 삭감을 막아야 한다.

위기가 더 심해지면 정부는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최근 수원시청에서 ‘공무원 퇴출제’ 대상이 된 공무원이 자살했다. 저들은 ‘무능한 공무원’이란 딱지를 붙여 공격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이를 방치하면 대상이 확대될 것이므로 퇴출제 자체에 맞서 싸워야 한다.

올 초 인천시가 추진하다 노조 반발로 거의 무산된 수당 삭감 시도도 재정적자가 심각해지면 전국적 현상이 될 수 있으니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 해직자 원직복직을 위한 여의도 농성 투쟁도 해직자에게만 맡겨 둬선 안 된다.

당장 대선 국면을 잘 활용해 싸우되 휩쓸리지는 말아야 한다. 지난 20여 년 동안 역대 모든 정부는 세 번이나 ‘공무원 보수 현실화 계획’이란 걸 추진했지만, 우리 임금은 여전히 전혀 ‘현실화’되지 않았다. 정부가 내놓을 개선책을 기다리기보다 총회 투쟁을 성사시킨 힘을 더욱 키워 기층에서 조직과 투쟁을 건설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