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10·25 비상학생총회 이후: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은 계속된다
〈노동자 연대〉 구독
지난 10월 25일 ‘국민대 정상화와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10·25 비상학생총회’가 열렸다.
비록 총회가 공식적으로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학생 1백여 명이 참가해 학교 당국을 규탄하고 학생들의 요구안을 총장에게 전달하려는 항의 점거 농성을 벌였다.
총장과 학교 본부에 우리가 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긴 가짜 5천 원은 1백90장이나 모였고 비상총회 준비 기금 모금도 현장에서 6만 원 넘게 걷혔다. 수업을 빠지지 못해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도 이날 비상총회에 대한 지지와 관심이 매우 높았다.
총회에서는 현장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유발언을 신청해 학교 당국에 쌓인 불만을 표출했다.
“도대체 수강 신청을 못 한다. 2분 지나면 다 차 있다. 수업 못 들으면 졸업을 못 하는데 도대체 졸업을 하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사회학과 04학번)
“총동문회 집회에서는 총장님이 직접 왔는데, 지금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는 왜 안 나오는 거냐. 총장님, 이사장님, 이건 아니잖아요!”(회화과 01학번)
“셔틀버스 일부 없애고 유료화하겠다고 한다. 아침에 3대밖에 안 된다. 1교시 지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총장님은 셔틀버스 한 번 타면 감축 소리 안 나올 거다.”(중어중문학과 새내기)
“학교가 적립금을 1천1백억 원 넘게 쌓아만 두고 있다. 나는 등록금에 실험비까지 포함돼 있다. 이런 돈 좀 학교가 지원해 주면 안 되나. 학교에 공부할 공간이 없다.”(물리학과 11학번)
“총학생회가 이번 총회 소집을 안 한 것도 문제다. 진정한 총학생회라면 거창한 공약을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정외과 02학번)
비상총회가 끝난 후 학생 20여 명이 학생들의 불만과 요구를 총장한테 직접 전달하려고 본부관을 향했다. 학교 당국은 경비와 교직원들을 동원해 학생들의 본관 출입 자체를 원천봉쇄했다.
학생들은 1층 본관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본관 로비 안팎에 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지 알리는 대자보를 손으로 써서 붙였다. 저녁이 되자 소식을 듣고 학생들이 지지 물품과 간식을 사 들고 오기도 했다.
다음 날 새벽 4시에 ‘기말고사 2주 전까지 12대 요구안에 대한 학교 본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학생처장이 공개해 내놓는다’는 요구안을 학생처장이 직접 수용하면서 해산했다.
학생처장이 이런 요구나마 받아들인 건 학생들이 비상총회, 점거를 통해 학교 본부에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학교 본부의 답변을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우리는 또다시 집회를 할 것이다. 학교 당국이 학생들의 요구안에 답변이 없거나 무성의한 미봉책만 내놓는다면 우리 학생들은 이에 맞선 행동을 벌일 것이다.
한편, 광범한 분노가 있는데도 학생들이 더 많이 결집하지 못한 것은 총학생회가 비상총회 소집을 비민주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총학생회장은 뻔뻔하게 비상총회에 와서 발언을 신청했다. 우리는 변명을 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발언권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