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연립정부가 출범한 지 5달이 채 되기도 전에 붕괴될 기로에 놓였다. IMF, 유럽중앙은행, 유럽연합의 트로이카가 2010년 처음 그리스에 개입한 이후 연립 정부의 목전에서 가장 큰 파업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후 사태를 가늠할 두 번의 중대한 표결이 조만간 의회에서 있을 것이다. 하나는 7일 수요일에 있을 새로운 긴축 법안에 대한 투표이며 다른 하나는 연립 정부가 붕괴하지 않는다면 11일 일요일에 있을 내년 예산안에 대한 투표이다.[11월 9일 현재 긴축 법안은 통과됐다.]

노조들은 이번 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48시간 총파업을 선언했으며 의회에서 투표가 실시되면 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 것이다.

지난주에는 언론 노동자들의 연기금을 공격하는 수정안의 투표를 앞두고 연립 정부가 분열했다. 언론 노동조합은 파업을 벌여 그리스의 모든 신문과 방송 뉴스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이 투쟁은 앞일의 예고편이었다. 많은 노동조합들은 총파업 전후로 행동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래서 이번 주 월요일 아테네 지하철은 멈춰섰고 언론 노동자들은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지방 공무원 노동자들은 시청을 점거했으며 전력 노동자들은 화요일부터 줄줄이 48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의 긴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마라스 연립 정부는 이전의 두 정부와 다를 바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전 두 정부는 법안 통과에 회의적인 나머지 투표 자체를 포기했었다.

연정 파트너 셋 중 규모가 가장 작은 민주좌파당은 긴축안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리스판 신노동당이라 할 수 있는 사회당의 지도자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는 탈세 스캔들로 신망을 크게 잃었다. 사회당의 국회의원들은 분열돼 있다. 일부는 그리스판 보수당격인 신민주당과 합당해 신당을 창당하자고 주장하고 나머지는 긴축안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겠다고 말한다.

이러한 정치적 위기는 사방에서 가해지는 긴축 압력 때문에 생겼다. 공식적인 경제전망이 뭐든지 간에 경제는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완화

트로이카는 그리스의 정치뿐 아니라 경제마저 망쳤다. 트로이카는 지난 6월 총선에서 좌파가 근소하게 패배해서 노동자들의 저항이 김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 예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9월 초가 되자 살로니카에서 대규모 반긴축 시위가 벌어졌다. 9월 말에는 노조들이 처음으로 연립 정부에 맞서 24시간 총파업을 선언했다.

두 번째 총파업은 10월 18일에 벌어졌다. 10월 초 앙겔라 메르켈이 아테네를 방문하자 벌어진 대규모 항의 시위가 파업 추진에 힘을 실었다.

전력노동조합 의장을 필두로 한 노동조합 지도자 중 강경한 일부는 파업의 확대를 주장했다. 투쟁의 확대를 주장하면서 행동에 나선 평조합원들도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반자본주의 좌파인 안타르시아 활동가들와 협력적으로 조직하고 있다.

반파시즘 운동도 성장하고 있다. ‘인종차별과 파시즘 위협에 맞선 운동’(KEERFA)은 50개의 지역 활동가 위원회들이 건설됐으며 일부 위원회는 1천 명에서 2천 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여러 차례 조직했다고 전했다.

신민주당의 지지율은 추락하면서 파시스트 정당인 황금새벽당의 지지율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그러나 파시스트 거리 폭력배들은 어디에서든 광범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이 덕분에 나치와 경찰 사이의 유착관계가 폭로됐다.

경찰을 책임지는 장관인 니코스 덴디아스는, 경찰이 반파시스트 시위대를 고문했다고 보도한 영국 〈가디언〉의 폭로에 법적 대응을 운운하고 있다. 그는 순식간에 정부 인사 중 가장 혐오스러운 인물로 꼽혔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급진 좌파 동맹인 시리자가 선두에 있다. 지도자인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새로운 총선을 주장하고 있다. 그 반대편에서는 “전문관료들로 이뤄진 정부”를 세우려는 시도가 있을 수도 있다.

판돈은 크다. 유로존 장관 회의가 다음 주 월요일 열릴 예정이며 남유럽 노동자들은 이틀 뒤 최초의 공동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그리스에서 우리는 노동자 저항과 좌파가 이 중요한 2주 동안 더 강력하게 행동에 나서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