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발판 닦는 이명박, 뒤에서 응원하는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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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새누리당은 대선을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민영화와 거리를 둬 왔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12월 22일 당 공식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박 당선인이 가스, 전기, 공항, 수도, 철도, 의료 등에 대한 민영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흑색비방이 최근 일부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난무하고 있”다면서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의 정책질의에 답하면서도 박근혜는 “국민적 합의나 동의 없이 … 민영화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는 절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이명박 정부의 KTX 민영화 강행에 대해 박근혜는 침묵하고 있다. 사실상 국토부가 박근혜의 속내를 읽고 철도관제권 회수 등 민영화 속도전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침묵
사실 박근혜는 오래전부터 민영화를 지지해 왔다. 2005년에는 “현 정부(당시 참여정부)에서 공기업 민영화 방침도 거의 백지화됐는데 우리가 집권하면 민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대선 운동 중에도 박근혜는 민영화에 대한 본심을 완전히 숨길 수 없었다. 의료 민영화의 발판을 놓는 이명박의 영리병원 추진에 대해서도 “현 정부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했고, 전력과 가스도 “독점 구조 때문에 자원 배분의 비효율”이 있다면서 “공정경쟁 체제가 이끄는 건실한 수급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벌과 우파를 대변하는 정치인답게 의료, 전기, 가스 등에 대한 민영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박근혜는 민영화로 재벌들에게 수익성 있는 사업을 보장할 뿐 아니라 공공부문 구조조정으로 정부의 부채 부담을 줄여 나가려 한다.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경제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민간 기업 부문 구조조정 드라이브에도 힘을 실어줄 것이다.
선거 전후로 여론을 의식해 본색을 숨겼던 박근혜는 자기가 취임하기 전에 이명박 정부가 민영화의 발판을 닦는 것을 뒤에서 은근히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