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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혁명:
미국이 혁명을 낚아채려 한다

미국이 시리아 혁명에 개입하는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최근 혁명 세력과 아사드 정권이 모두 참석하는 ‘평화’ 회담을 6월 중에 열겠다고 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오바마는 ‘글로벌 동맹’ 운운하며 한국도 시리아 개입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시리아 혁명 세력한테 지난 2년간 8만여 명을 학살한 아사드 정권과 ‘대화’하라고 한다. 이런 압력 때문에 아사드와 ‘대화’하려고 했던 시리아 반군연합 초대 의장은 거센 내부 반발에 부딪혀 사퇴했다.

미국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매우 역겨운 것이다.

아랍 혁명으로 미국은 이집트와 튀니지의 친미 독재정권을 잃었다. 요르단, 쿠웨이트, 바레인의 친미 독재자들은 혁명 열기에 시달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시리아의 아사드까지 무너지면 아랍 민중의 자신감은 더 커질 것이다. 이게 미국이 걱정하는 바다.

무엇보다 시리아에 혁명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경비견’ 이스라엘이 더 고립될 수 있다. 그동안 아사드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말만 거칠게 하며 자신을 ‘반제국주의’로 치장해 왔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아사드가 무너지면 “지난 40년간 모범적이었던 [이스라엘-시리아 접경지대] 골란 고원의 평화가 깨지고 ‘테러리즘’이 득세할 수 있다”(군 대변인) 하고 우려한다.

또한 미국은 그동안 아사드를 지원한 러시아도 끌어들이고 있다. 러시아한테 시리아는 아랍 세계에 남아 있는 마지막 동맹이고, 러시아 해군 기지도 그곳에 있다. 미국은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이익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한 듯하다.

따라서 미국과 러시아가 추진하는 것은 ‘평화’ 회담이 아니라 ‘반혁명 회담’이라 할 만하다.

이런 열강의 주판알 놀음에도, 시리아 혁명 세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동시에 서방 세계에 가졌던 환상은 갈수록 빛이 바래고 있다.

지난해 시리아 반군연합이 출범하고 각국이 앞다퉈 이들을 시리아 유일 집권세력으로 인정할 때만 해도 일부 시리아인들은 서방의 지원이 물밀 듯 들어오길 기대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약속

“우리가 부대를 통합하면 정통성을 인정하고 돈과 무기를 지원해 주겠다고 약속받았다. 그러나 그 후에도 바뀐 것은 없다” 하고 반군연합 인사는 토로했다.

지난해부터 미국은 시리아 혁명 세력의 일부로 활약하는 이슬람주의 단체 ‘누스라 전선’‘테러 집단’으로 지정하고 자유시리아군*한테 아사드가 아니라 이들에게 총구를 겨누라고 종용했다. 이는 시리아 혁명 배후에 ‘테러 집단’이 있다는 아사드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올바르게도 반군연합은 즉각 이를 거부했다. 현지에선 이슬람 국가를 지향하는 세력과 나머지 활동가들 사이에 대표성과 미래의 국가상을 두고 일부 긴장도 있지만 대체로 협력하고 있다.

혁명 속에서 단결한 시리아 민중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들을 이간질하고 낡은 오물을 되살리고 있다. ⓒLens of young Halabi(페이스북)

최근 한 인터뷰에서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혁명가는 [누스라 전선 문제는] 시리아인들이 해결할 문제지, 서방이 우리에게 누가 테러리스트고 누가 아닌지 말할 문제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알라위파 시리아인들은 종파 간 갈등에 반대해 3월 망명지에서 혁명을 지지하는 공개 성명을 발표했다. 알라위파는 아사드가 속한 종파다.

이 모든 사례는 시리아인들이 민주주의 경험이 없고, 종파 간 분열이 심해 스스로 혁명을 완수할 수 없다는 서방의 거짓말을 반박한다.

지난 2년 넘게 시리아인들은 놀라운 용기와 인내와 지혜를 발휘하며 온갖 어려움을 헤쳐 왔다. 우리는 혁명을 탈취하려는 서방의 개입에 반대하며 시리아 혁명의 진정한 승리를 바라야 한다.

추천하는 책

혁명이 계속되다

알렉스 캘리니코스, 사메 나기브 외 지음

304쪽 12,000원 신국판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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