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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로 번진 ‘아랍의 봄’:
민중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터키 혁명적사회주의노동자당(DSIP)의 활동가 론 마귈레스가 이스탄불 현지에서 보내온 소식을 싣는다. 터키에선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를 연일 폭력적으로 진압해, 지금까지 3명이 사망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부총리는 경찰의 ‘과도한 폭력’을 사과하고 대화에 나섰지만 4대 노총 중 두 곳의 노동자들이 파업과 시위로 운동에 가세하는 등 운동은 계속 전진하고 있다.

용기 있고 활화산 같은 투쟁으로 우리를 고무하고 있는 터키 민중. ⓒGelecek Gazetesi(플리커)

6월 1일, 5일간의 시위 끝에 경찰이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 중심가 탁심 광장에서 물러났다. 11년간 집권한 현 정부가 처음으로 겪은 커다란 패배다.

경찰이 철수하자 탁심 광장은 축제의 장이 됐고 수만 명이 공원과 광장을 점거했다.

분노가 폭발하며 거대한 시위가 터져 나오자 터키 정부는 완전히 허를 찔렸다. 그 규모에 시위대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게지 공원과 인근 탁심 광장을 재개발하는 것에 반대하는 운동은 한동안 좀처럼 커지지 못했다. 수개월 동안 그 공원은 공사장처럼 보였다.

5월 말, 공원의 나무를 베는 것에 반대해 연좌농성을 벌인 시위대 수십 명을 경찰이 야만적으로 공격하자 사태가 급변했다.

경찰 폭력 소식이 퍼졌고 시위는 나무를 지키는 것에서 경찰 폭력에 반대하는 대중 투쟁으로 바뀌었다.

시위가 이스탄불뿐 아니라 이즈미르, 터키 수도 앙카라 등 여러 도시로 퍼져 나갔다.

경찰은 규모를 가리지 않고 시위대를 공격했고, 사람들은 경찰의 쉴 새 없는 최루탄 세례에 맞섰다.

도처에서 자발적으로 시위가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거리에 모여 냄비와 솥을 두드리고, 호루라기를 불고, 총리 퇴진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역 주민과 상점 주인 들이 나와 경찰한테 맞은 사람들을 보살폈다. 시위대가 숨을 장소와 음식을 마련해 줬고, 최루가스가 가시도록 레몬즙을 줬다.

마침내 사람들이 탁심 광장에서 경찰을 물리쳤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정부의 온갖 신자유주의 정책에 환멸을 느끼며 조용히 부글대고 있었다. 쇼핑센터가 빠르게 느는 것부터 밤 10시 이후에는 술을 팔지 못하게 한 것과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툭하면 압도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까지 다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

터키 정부는 대중의 분노와 결의를 과소평가했고 이제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여당인 정의개발당의 지지자들 역시 운동의 영향을 받았고 일부는 직접 참가한다. 어쩌면 정의개발당 정부의 종말이 시작된 것인지 모른다.

이것이 현실이 되려면 운동에 더 많은 사람이 참가해야 한다. 제한을 둬서는 안 된다.

그런데 시위대 중에는 터키 국기로 온몸을 감싼 채 경찰과 싸우는 작은 집단[군부를 지지하는 터키 민족주의 집단]이 있다. 이들은 무슬림이나 쿠르드족 등 평범한 사람들을 운동에서 배제시키려 들 수 있어 위험하다.

그러나 다른 모습도 있다. 공공부문 노동조합 연맹은 애초 공공부문 개악에 맞서 잡아 놓은 6월 초 파업을 이 운동에 연대하는 행동으로 바꿨다. 이것이야말로 운동이 전진할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