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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노동자연대학생그룹 긴급 성명:
민주주의 파괴범들을 처벌하라!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은폐·축소 중단하라!

 이 글은 2013년 6월 20일 노동자연대학생그룹이 발표한 긴급 성명이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당선과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위해 인터넷 댓글을 조작해 야당에 대한 비난과 ‘종북’ 마녀사냥을 조직적으로 수행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더불어 경찰 수뇌부가 이런 기왕의 진실을 덮고, 박근혜 당선을 위해 대선 투표 사흘 전에 이 사건을 은폐·축소 발표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무엇보다 국정원 선거 개입과 은폐 기도가 그 수혜자인 새누리당과 박근혜 캠프의 긴밀한 협조 하에 진행됐으리라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 박근혜 선거 캠프의 핵심이었던 권영세가 선거 기간에 국정원 직원과 여러 차례 통화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은폐·축소 시도는 박근혜 정권 들어서도 계속돼왔다. 박근혜 정부의 현 법무부 장관 황교안은 선거법 시효 만료 시점까지 이번 사건의 원흉인 전 국정원장 원세훈에 대한 구속수사를 못하게 의도적으로 방해해왔다.

저들이 아무리 진실을 은폐하려 해도, 박근혜 당선과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위해 주요 국가기관이 총동원됐다는 점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국정원은 뻔뻔스럽게도 자신들이 “정치적 중립을 확고히 지켜나가”는 곳이라고 하지만, 실제 국정원은 선거에 개입하고 반대자들을 탄압·사찰하고 ‘종북’ 마녀사냥이나 일삼는 것을 본업으로 삼았다. 국정원이 최근 온라인 마녀사냥을 일삼는 ‘일베’ 회원들에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소중한 제보에 보답하”고자 초청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메일까지 보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권의 개”

이번 사건은 지배자들이 민주주의를 얼마나 쓰레기 취급하는지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노동자들은 이 사회 권력의 핵심인 기업 총수, 사법기구 수장, 군대 장교, 경찰 수뇌부를 선출할 수 없다. 이렇듯 자본주의에서 민주주의는 근본적으로 제약돼 있다.

그러나 지배자들은 그나마 제한적으로 허용한 선거에서조차도 우파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민주주의를 유린할 태세가 돼 있었던 것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의 말마따나 “권력기관들이 정권의 개가 되어 국민 여론을 통제하는 데 앞장서는 오늘날의 현실은 군사정권하에서 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 보안사령부가 수행하던 역할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하고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던 법치도 위선일 뿐이었다. 법치 운운하며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을 구속하더니, 민주주의 파괴범 원세훈 구속은 한사코 막았다. 그리고 저들은 위법적으로 정권을 찬탈해놓고 사건을 은폐하고 버젓이 청와대와 국가기구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최대 수혜자, 박근혜

지금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는 불똥이 자신들에게 튈 까봐,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금 온몸으로 국정원을 ‘보디가드’ 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뻔뻔스럽게도 “종북세력에 맞서 대응하자는 국정원장이 잘못됐다는 것인가” 하며 댓글을 이 정도 밖에 달지 않은 것은 오히려 “국정원의 직무유기”라는 황당한 발언들을 늘어놓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최경환은 “오히려 우리가 피해자”라는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을 쓰고 있다.

새누리당이 국정원을 비호하는 이유는 선거 개입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박근혜이고, 이번 사건이 정권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백일 남짓 됐지만, 벌써부터 박근혜의 선거 때 약속 대부분이 거짓말임이 판명되고 있다. ‘박근혜가 바꾸네’라고 했지만, 복지 공약 먹튀에서 드러나듯 진실은 ‘박근혜가 말 바꾸네’였던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형님 게이트와 차별화하고자 부패 비리 근절을 외치더니, 부패 관료 대량 생산 시스템이라도 갖췄는지 부패하지 않은 자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임기 초반부터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 한반도 신뢰는커녕 미국 제국주의와 협력해 북한을 압박하면서 갈등을 부채질했다. 쌍용차·현대차·재능·공무원 등 노동자 탄압을 일삼고 통상임금을 갈취해가려 하고, 낮은 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조장하고 있다. 재벌들의 배를 불리고 요금 인상과 안전 위협 등 재앙을 낳을 민영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런 박근혜가 심지어 국정원의 힘을 빌어 당선했다니, 과연 이 정권을 우리 대학생들이 인정할 수 있겠는가?

지금 서울대, 고려대, 부산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여러 대학에서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를 유린한 지배자들에 대한 항의와 박근혜 정권에 대한 대학생들의 강력한 경고를 표현하고 있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정권을 지키려고 이번 사태를 ‘적당한 수위’에서 무마하려 든다면, 우리 대학생들의 저항은 ‘적당한 수위’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2013년 6월 20일

노동자연대학생그룹(stu.alltogeth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