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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충원을 위해 파업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 구룡중학교 이주니 분회장:
“파업을 하니 우리를 보는 눈빛부터 달라졌습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 구룡중학교 이주니 분회장 ⓒ이미진

서울 구룡중학교는 조리원 6명이 학생·교직원 1천여 명의 급식을 담당합니다. 그중 한 명은 운반과 배식을 전담하기 때문에 실제 조리를 하는 인원은 5명에 불과합니다. 노동강도가 너무 강해서 5명이 허리디스크에 걸렸습니다. 그런데도 병가조차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조리원을 늘려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교장은 4시간짜리 시간제 배선원[식기·식판 운반과 배식 등을 맡는 노동자]을 보충해 주겠다고 할 뿐 조리원은 늘릴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가 기가 막혔습니다. 조리원을 채용하면 나중에 해고할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파업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파업을 벌인 3일 동안 아이들은 제대로 된 급식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제일 가슴이 아팠습니다. 교장과 일부 학부모들은 우리를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개월간 우리의 요구를 묵살한 것은 교장입니다.

교장은 교장실로 찾아간 우리를 잡상인 취급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내쫓았습니다. 우리가 해 주는 밥을 먹으면서 말입니다. 문밖에 서 있는 우리 모습을 보면서 충격을 받은 아이들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어요.

문밖

우리는 그동안 법으로 보장된 휴식 시간도, 추가 근무 수당도 받지 못했습니다. 정말 사람이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교섭 시간을 갖기 위해 지금은 잠시 파업을 접었지만 교장이 계속 우리의 요구를 묵살한다면 다시 투쟁에 나설 겁니다. 투쟁으로 얻은 것이 아주 많습니다.

학교에서 노비 취급받던 우리가 파업도 하고 권리를 주장하자 우리를 대하는 눈빛부터 달라졌습니다. 응원하는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항의하러 왔다가 우리와 이야기를 나눈 뒤 우리를 지지하게 된 학부모들도 있습니다. 조합원들도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우리가 목숨 걸고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정의로운 사회를 물려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침묵한다면 부당함이 쌓이고 쌓여서 얼마나 끔찍한 세상이 되겠습니까? 그렇기에 충분히 싸울 만한 가치가 있고, 힘들어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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